통계청이 발표한 "7월중 산업활동 동향"은 실물경제의 파탄지경을 극명하게
보여 준다.

"사상 최악의 제조업 공장가동률과 도소매 판매, 50% 가까이 줄어든
설비투자, 거기에 계속 감소세를 거듭하고 있는 경기선행지수"

모든 지표가 "추락하는 한국경제"의 현주소를 나타내고 있다.

<> 격감하는 생산 =산업생산은 작년 7월에 비해 12.9% 줄었다.

지난 54년 통계조사 이후 최악이었던 지난 6월(-13.2%)에 비해선 다소
나아진 것.

하지만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특히 현대자동차 파업으로 자동차(-45.4%)와 기계장비(-39.5%)
조립금속(-29.7%)의 생산이 격감했다.

반도체와 선박 등이 각각 39.2%와 47.7%씩 증가하긴 했다.

하지만 반도체의 경우 가격 폭락으로 기업경영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게 통계청 설명이다.

이에따라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월중 63.7%에 그쳐 지난 85년 통계작성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 얼어붙은 소비 =7월중 도소매판매는 작년동월 대비 17.4% 감소했다.

80년 통계조사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이중 내수용 소비재 출하는 23.6%나 줄었다.

특히 승용차는 64.5%나 급감했고 정수기(-46.9%) 세탁기(-51.9%) 대형냉장고
(-50.1%) 남녀기성복(-28.2%) 의약품(-20.3%) 등이 모두 크게 줄었다.

그러나 휴대용전화기(63.9%)기와 경승용차(1백54.5%) 만큼은 출하가 늘어
눈길을 끌었다.

<> 어두운 전망 =향후 산업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는 기업들의 투자다.

그러나 이것마저 가파른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전망도 더욱 어둡다는 얘기다.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7월중 48.9% 감소했다.

이에 따라 기계류내수출하나 수입은 각각 49.7%와 60.7%가 줄었다.

기술적 지표격인 경기선행지수도 마찬가지다.

보통 6-7개월 후의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종합지수는 7월중 3.3% 감소했다.

지난 4월이후 3%대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는 셈.

강석인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선행종합지수가 여전히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어 올 하반기뿐 아니라 내년 초까지도 경기가 회복될 조짐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