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시중의 금리가 너무 높아서, 한국은행은 자금방출을
확대해야한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이러한 말은 기업의 자금사정이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자주 듣게 된다.

이는 한국은행이 자금방출을 늘리면 시중의 자금사정이 넉넉해져서 결국
금리가 떨어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옳은 것인가.

대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전체 줄거리의 일부분만을 강조하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자금방출증대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금리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자금방출증대는 금리를 하락시키는 효과를 갖기도 한다.

이를 유동성효과(liquidity effect)라고 부른다.

그러나 자금방출의 확대는 동시에 사람들의 호주머니 사정을 넉넉하게
함으로써 순간적으로 자신들의 소득이 늘었다는 착각에 빠지게 하고 결국
이들의 지출을 늘리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이로인해 자금에 대한 수요는 그만큼 늘어나고 또한 금리를 높이는
효과를 갖는다.

이를 소득효과(income effect)라고 부른다.

또 한국은행의 자금방출확대는 시중의 자금을 풍부하게 하여 이내
물가상승을 가져오게 한다.

이같이 현실에서 당장 나타나게 되는 물가수준의 상승은 금리수준에
즉시 반영되어 시중의 금리수준을 높이게 된다.

이를 물가효과(price effect)라고 한다.

이와함께 한국은행의 자금방출확대는 일반사람들에게 장차 그만큼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인플레기대심리를 확대시킴으로써 또한 자금거래에서
요구되는 금리의 상승을 불러온다.

이를 기대인플레효과(expected inflation effect)라고 부른다.

유동성효과를 통해서는 자금방출증대가 금리하락을 유도하게 하지만
소득효과 물가효과 기대인플레효과 등을 통해서는 반대로 금리상승을
유도함으로써 이들 효과가 현실에 종합적으로 반영될 경우 반드시
한국은행의 자금방출증대가 금리하락을 가져온다고 장담할수 없게 된다.

결국 이러한 주장이 현실에 적용될 때는 역효과를 나타내는 경우가
대단이 많다.

일반적으로 한국은행의 자금방출이 증대되면 당장에는 자금사정이
좋아져서 금리가 하락하는 유동성효과가 나타나게 된다고 주장할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소득효과와 물가효과가 다시 금리수준을
상승시키기 시작하고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후에는 기대인플레효과만이
남게되어 결국 자금방출증대는 금리를 오히려 원래 수준에서보다 더 높게
만들기 마련이다.

따라서 자금방출을 증대시켜서 금리를 낮추려는 시도는 결과적으로
금리를 처음보다 더욱 높아지게 만들므로써 자금사정이 어려운 기업을
더욱 더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음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홍완표 <인제대 교수.경제학. econhwp@ijnc.inje.ac.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