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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아시아 성학회' 특별칼럼] (24) '페니스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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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정만 < 준크리닉 원장 >

    "원장님, 강씨 할아버지가 죽었대요"

    초년병인 김간호사가 상기된 표정으로 소리쳤다.

    "뭐야, 멀쩡하던 사람이 죽긴 왜죽어"

    중족이란 지체가 기대만큼 자유롭지는 않았지만 오늘 오전만해도 발기유발
    주사를 맞고나서 30대 젊은이 못지 않은 늠름한 자세로 퇴원한 강노인이
    아니었던가.

    말로만 듣던 북망산이 그리 먼게 아니구나.

    멍하니 있는데 간호사의 목소리가 다시 귓전을 때린다.

    "강씨 할아버지가 방금 전화했는데..., 죽었데요"

    "뭐라구, 죽은 사람이 어떻게 전화를 해"

    "그런 죽음이 아니라..."

    얼굴을 붉히며 그제서야 김간호사는 말꼬리를 흐렸다.

    김간호사가 비어를 쓴 것이다.

    발기유발주사를 맞고 발기지속시간이 두시간을 초과하면 병원에 전화하게
    돼있는데 강노인은 두시간 이내에 페니스가 이완된 사실을 전화로 알려온
    것이다.

    흔히 페니스의 정적상태를 죽음으로 표현한다.

    이를 굳이 구분한다면 성인병 등으로 인해 발기부전이 오는 "생리적
    죽음"과 사정후에 나타나는 "행태적 죽음"으로 구분지을수 있지 않을까.

    강한 정력으로 사는 남자, 그 힘에 압도당하며 때로는 남자를 좌우하는
    여자.

    그 복잡미묘한 섹스고리에서 우리는 인간사회의 공생 공멸을 본다.

    남자의 정력은 까다롭기 짝이 없는 페니스를 통해 나타난다.

    그런데 완전무결한 페니스는 없기때문에 페니스를 작동시키는 섬세한
    시스템에 고장이 나면 남성의 힘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위대한 역사적 인물이나 강하다고 소문난 이웃집 남자도 알고 보면 별것
    아니다.

    과대포장일뿐이다.

    페니스는 다혈질이고 내성적이어서 자그마한 비판에도 쉽게 수치심을
    느낀다.

    주눅들어 꿈쩍않는 무능력한 페니스가 된다.

    여성의 비판에 살해당하는 페니스는 "타살"된 것이다.

    그렇다면 스트레스에 의한 발기부전은 "자살"이다.

    또 페니스는 노쇠로 평화롭게 "자연사"하는가 하면 성인병으로 "병사"하기도
    한다.

    이같은 다양한 음경사를 다루는게 남성의학이다.

    그동안 임포테크놀로지는 주사 음경보형물 진공흡입기를 이용한 "음경
    일으켜 세우기"에 치중해왔다.

    앞으로의 과제는 페니스에 영혼을 불어넣어 "홀로서기"를 돕는 것이다.

    페니스를 장악해 스스로 좌지우지할수 있는 사내로 만드는 것.

    이것이야 말로 힘의 역사를 구현하는 남성의학의 푯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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