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흔들리고 있다.

이번주말께 검사인사를 앞두고 특수부장 교체설이 나도는가 하면 최근 몇몇
사건을 매끄럽지 않게 처리해 검찰내부가 그 어느때보다 뒤숭숭하다.

여기에다 여권 일각과 시민단체 등에서 검찰의 개혁의지에 대해 회의적이라
고 지적하고 있어 검찰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경성그룹비리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

검찰은 여권 정치인의 이름을 밝히면서 혐의가 없다고 말했으나 여권과
국민들로부터 지탄만 받았다.

여권은 검찰이 무혐의라면서도 이름을 밝힌 데 대해 발끈했고 국민은 축소
수사라며 비난하고 있다.

여권은 이때문에 수사담당자의 교체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이같은 여론을 반영, 이번 인사에서 일부 특수부장의 자리 이동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내부에서는 검찰인사에 대한 외부압력은 부당하다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으나 힘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

또 염홍철 전대전시장의 영장이 한차례 기각당한데 대해서도 말이 많다.

보통때 같으면 영장기각이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넘어갈 수 있지만 공직자
기강확립이 강조되고 있는 때에 영장이 기각돼 검찰이 한방맞은 꼴이 됐다.

김영삼정권의 주요인사였던 염전시장에 대한 수사가 자칫 표적수사로 비칠
수도 있다는 정황을 감안하면 철저한 수사뒤 영장을 청구했어야 했다는 지적
이다.

여기에다 경성비리사건의 핵심인물인 이재학 피고인과 윤성기 피고인이
보석으로 풀려난 것도 검찰로서는 "수모"나 다름없다.

검찰수뇌부는 여권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는 등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담당수사부인 특수1부는 재판부에 공식적으로 반대의견을 제출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경성그룹사건의 재수사과정에서 이같은 일이 터져 할 말이
없게 됐다.

심지어 여권에서는 "검찰내에 반개혁세력이 있는 것같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50년만의 여야 정권교체라는 변혁기에 검찰이 중심을 잃고 휘청대고 있는
것만은 확실한 것같다.

< 고기완 기자 dadad@ 김문권 기자 m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