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는 미국 최대의 수출품이다.

세계 1백95개국에서 초당 7천5백병이 소비되고 있다.

흔히들 콜라는 99%의 설탕과 1%의 비법으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시대의 흐름을 이용할 줄 아는 미국인 특유의 경영기법, 그 1%의 비법이
코카콜라가 세계인의 입맛을 점령해 나가는 힘의 원천이다.

코카와 콜라는 페루 불가리아 서아프리카에서 흥분제나 정력제로 널리
애용되던 식물이다.

서부개척이 한청이던 1886년 남부의 의사 존 팸버튼은 이 둘을 재료로
코카콜라를 발명했다.

설탕 물 캐러멜색의 혼합물이 원료의 전부다.

그러나 이런 단순한 코카콜라가 세운 기록은 놀랍다.

2년 연속 미국 MVA(Market Value Added) 1위, 전세계 음료시장 46% 점유,
브랜드 가치 4백35억달러...

이런 기록을 양산하며 코카콜라를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일궈낸 사람이
바로 작년까지 코카콜라를 이끌어 온 고 로베르토 고이주에타 회장이다.

"수억명의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제품을 파는 것보다 좋은 것이 있을까"

고이주에타 회장은 이렇게 말할 정도로 코카콜라 사업에 모든걸 바쳤다.

미국 최고의 기업을 이끌었던 그는 그러나 미국인이 아니다.

미국의 적성국 쿠바 출신이다.

그는 31년 쿠바 하바나에서 설탕을 제조하는 유복한 기업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젊은 시절 미국으로 유학해 53년 예일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다시 쿠바로 돌아온 그는 아버지 회사에 취직하는 대신 화학자를
채용하겠다는 구인광고에 응하게 된다.

54년 7월4일부터 일하게 된 이 회사는 다름아닌 코카콜라의 하바나
지사였다.

그러나 61년 피델 카스트로 대통령이 정권을 잡으면서 아버지의 기업과
코카콜라 모두가 국영화됐다.

이때 고이주에타회장이 택한게 미국행이다.

손에 쥔 돈은 40달러.

명문대 졸업학력과 코카콜라에서의 경력이 그가 가진 전부였다.

빈손으로 미국 코카콜라사로 옮긴 그는 기술부문에서 승진을 거듭,
아틀랜타 본사까지 진출한다.

하바나지사에서 콜라병을 더욱 효과적으로 청소할 수 있는 세정제를
개발, "병의 세정에 관한 논문"을 썼을 정도로 그는 기술분야에 밝았다.

61년에는 최연소기록을 세우며 부사장에 선임됐고, 79년에는 부회장에
취임한다.

그의 탁월한 능력이 60년간 코카콜라를 이끌어 왔던 로버트 우드러프회장의
눈에 띈 것은 당연하다.

우드러프회장의 총애를 받던 그는 80년 5월 영업최고책임자(COO)로
승진한다.

불과 10개월 후 드디어 그는 최고경영자(CEO)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코카콜라사와 연을 맺은지 22년만이다.

그가 CEO로 취임할 무렵, 코카콜라는 펩시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었다.

이점 때문에 월가에서도 코카콜라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었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그는 2가지 경영전략에 집중했다.

하나는 주식가치 증대와 시설 재투자다.

코카콜라는 판매외형만으로 볼 때 펩시에 훨씬 뒤쳐진다.

펩시의 연간 매출은 3백4억달러(패스트푸드 체인 포함)로 코카콜라
(1백80억달러)의 2배에 달한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기업자산 평가액은 펩시가 판매고의 1.6배인
4백75억달러인 반면 코카콜라는 6.9배가 넘는 1천2백49억달러에 달한다.

그가 미국기업사상 최고 주가수익률을 주주들에게 선사한 경영인으로
기록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이주에타는 지난 20여년간 자신이 갖고있는 주식을 단 한 주도 팔지
않았다.

코카콜라를 평생직장으로 삼고 그만큼 혼신의 힘을 다했다는 반증이다.

고이주에타회장은 취임한 후 비수익 사업을 정리하고 힘을 수익성 좋은
음료사업에 모은다.

달러화 강세로 국제 수익성이 악화되자, 그는 미국내 매출이 높은
컬럼비아영화를 매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89년에는 막대한 이윤을 남기며 컬럼비아 영화를 재매각한다.

이와함께 새우 양식장이나 와인 주조와 같은 비핵심 사업도 정리했다.

이로써, 코카콜라의 사업다각화 시대는 막을 내린다.

"업종이 다양하다고 해서 결코 좋은 것은 아니다"라는게 그의 판단이었다.

80년대 최대 히트상품인 다이어트 콜라 역시 그의 작품이다.

다이어트 콜라는 코카콜라의 상표를 진일보시킨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가 또 한가지 역점을 둔 것은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이다.

현재 코카콜라사는 전체 매출의 3분의2, 수입의 82%를 해외로부터 거두어
들이고 있다.

이처럼 코카콜라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전시킨게 그의 강력한 리더쉽이다.

< 조두연 AT커니 컨설턴트 seoul-opinion@atkearney.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