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대통령"이라고 불리우는 앨런 그린스펀 미국연방제도이사회
(FRB) 의장은 재테크에서도 통화정책 처럼 "보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가 자신의 재산명세서를 공개했다.

그린스펀식 재테크의 특징은 철저한 안전 제일주의.

주식시장에는 발을 담그지 않는다.

오로지 채권과 예금에 묻어 둔다.

그는 단기국채(재무성증권)에 2백40만달러를 투자했다.

메사추세츠주가 발행한 본드에 50만달러를 집어 넣었다.

예금 구좌에도 46만6천달러를 넣어 놨다.

돈을 얼나마 더 벌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안전하냐가 초점이다.

사실 그린스펀은 재테크에서는 초보자다.

재테크를 시작한게 1년 남짓밖에 안된다.

올해 72살인 그는 20살연하의 안드리아 미첼과 지난해 결혼하면서 돈
굴리기에 발을 담갔다.

결혼전에는 "백지위임(blind trust)"으로 자산을 운영했다.

백지위임이란 미국의 공직자들이 직권을 남용해 돈을 번다는 의혹을 피하기
위해 자산을 신탁에 맡겨 놓는 것.

운영실태 등에 대해서는 전혀 간여하지 않는 제도다.

재미있는 것은 그린스펀의장이 재테크에 손댄후 1년동안 20만달러정도의
투자손실을 냈다는 점이다.

펄펄 날고 있는 주식시장을 외면한 탓이다.

미국 뉴욕의 금융자산컨설터트인 스코트 칸은 "그린스펀식 재테크는
인플레이션이 없을 때나 하는 투자기법"이라며 "만일 그린스펀의장이 내
고객이라면 지금처럼 낮은 인플레가 언제나 지속되지 못한다는 점을 깨우쳐
주고 싶다"고 말했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