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치가 오름세로 돌아섰다.

19일 도쿄 시장에서는 오전 한때 달러당 143엔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아시아 통화와 주가도 일제히 약세권을
벗어났다.

일부 전문가들은 "엔 강세"보다는 "달러 약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독일 마르크화도 이날 강세를 보였다.

<>엔화 왜 강세로 돌았나=엔은 도쿄시장에서 달러당 1백43.95엔까지
올랐다.

2엔 가까운 오름세였다.

뉴욕에서도 1백44엔대에 마감됐다.

직접적인 요인은 일본 대장성의 잇단 시장개입 발언이다.

사카키바라 대장성 차관은 이날 "지금 달러에 베팅하면 큰코 다칠 것"
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구로다 대장성 국제금융국장도 "이제 방향은 확실하다"며 장단을 맞추었다.

다음달 4일 루빈과 미야자와 대장상의 회동에서 양국간에 러시아 사태와
일본경제등에 대한 폭넓은 양국간 협의가 진행될 예정이라는 점도 엔화를
부추겼다.

러시아 사태가 세계경제에 큰 파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점도 호재였다.

오히려 불확실성이 걷혔다는 분위기가 강했다.

<>달러 강세 기조 꺾였나=전문가들은 엔화 자체의 강세 요인보다는 달러
약세 요인이 더욱 컸다고 평가한다.

러시아에 채권이 많은 독일의 마르크화조차 달러에 대해 강세로 돌아선
것이 그 증거다.

마르크화는 18일 뉴욕환시에서 달러당 1.7980을 기록해 전일의 1.8018에서
강세로 반전됐고 도쿄시장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같은 반전에는 18일 미국 공개시장 위원회(FOMC)가 금리를 현수준(5.5%)
에서 동결키로 한 것도 한 요인이었다.

외환딜러들은 "이번 FOMC회의에서 종전에 없던 금리인하론이 활발하게
제기된 것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미국경기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상반기 제조업순이익 증가율이 3%에 머물렀고 디플레가 우려될
정도로 물가가 안정을 보인 것은 달러 강세를 언제든 약세로 반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엔시세 전망은=전문가들은 지금의 기조가 오래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있다.

일본 내부사정에 큰 변화가 없는 만큼 일시적 현상에 그친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상황이 좋지않은 쪽으로 가고 있지만 일본의 경제가 회복되는
조짐이 없기 때문에 기조적인 강세는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살로먼스미스바니의 라사 핀스톰은 "당분간 안정세를 보일 수는 있지만
엔은 다시 무너질 것"이라며 "일본의 금융개혁법안등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ING베어링사 역시 "엔강세는 잠정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요지의 보고서를
냈다.

< 정규재 기자 jk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