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18일 가족들과 함께 서둘러 휴가길에 올랐다.

언론과 공화당측, 더구나 민주당 일부까지 가세한 사임압력을 뒤로 한 채
"생각 많은" 휴가에 들어간 것.

이제 세계의 눈은 클린턴이 비판의 목소리를 어떻게 잠재울 것인가에
쏠리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클린턴은 일단 여전히 자신을 지지하는 여론을 등에
업고 언론과 의회의 사임 압력을 대외 문제로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언후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의 인기도가 종전의 60%에서 40%대로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국민 대다수(72%)는 여전히 그가 대통령직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여론 조사와는 달리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그의 TV연설에 대해 강한 비판적 견해를 피력했다.

성관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위증교사 등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여전히
말장난으로 일관했다는게 비판의 요지였다.

언론들은 클린턴의 위증이나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가
조속히 수사를 마무리지을 것을 주문했다.

톰 딜레이 공화당 원내총무 등도 클린턴 대통령이 국민과 사법부를 상대로
여러번 거짓말을 한 데다 법정에서 위증하도록 시킨(위증교사)행위에 대해
지도자로서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나든지 그것도 안되면 의회가 탄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에서는 폴 맥헤일 하원의원이 처음으로 "위증은 강요받은 사죄로
용서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클린턴에 반기를 들고 나왔다.

클린턴은 이같은 압력에 대해 휴가를 끝낸 다음 미 대사관 폭파사건이나
이라크 핵사찰 거부 등 아직 풀리지 않은 대외 문제들에 보다 강력하게
대응하며 여론을 분산시키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20일 있을 모니카 르윈스키의 두번째 연방대배심 증언에서 클린턴
에게 불리한 진술이 더 나올 수도 있는 만큼 클린턴은 이번 휴가기간 중에도
스캔들 돌파전략에 많은 시간을 쏟아야할 형편이다.

한편 클린턴의 TV사과연설에 대해 여성(63%)이 남성(43%)들보다 무려
20 %포인트 이상 "만족스럽다"고 대답해 그가 여성들에게 여전히 인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CNN과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