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가가 송아지를 계속 생산하면 한우산업은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시범실시중인 송아지 가격안정제를 빨리 확대해 농민들의 축산의욕을 다시
불러 일으켜야 합니다"

김남용 한국낙농육우협회장은 최근 소값폭락과 높은 사료값 부담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한우산업을 회생시키기 위해 이같은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산지소값은 5백kg짜리가 1백50만원대.

지난해말에 비해 40% 가까이 하락한 값이다.

김회장은 이를 다시 2백만원대로 끌어 올리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워낙 큰 폭으로 떨어져 예전처럼 정부에 무제한수매를 요청하기도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회장은 "소값이 얼마냐 하는 것보다 송아지를 낳는 암소를 시장에 내다
파는 사육포기가 더 큰 문제"라며 "다 자란 소의 가격을 지지하는 정책보다
생산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송아지와 암소 가격부터 상향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부 농민 생산자단체 등이 조성한 기금으로 송아지 가격안정제를
지원하면 한우생산 기반이 붕괴되는 사태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회장은 또 산지 소값이 큰 폭으로 떨어졌는 데도 소매가격은 꿈쩍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자가도축"허용을 정부에 제안했다.

자가도축이란 허가받지 않은 사업자도 도축할 수 있도록 해 소고기
소매가격을 낮추는 것을 겨냥한 정책.

정부는 이 의견을 받아들여 올 추석부터 1년간 자가도축을 허용하기로 했다.

김회장은 "축산물 유통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대규모 직매장을 많이
만들어 가격인하를 유도하는 수 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래야 수입육에 대한 한우의 가격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축산물 유통구조가 혁신되면 생산자인 농민과 협회측도
가격에서 이익을 볼 뿐 아니라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회장은 서울농대를 나와 농촌진흥청, 서울우유조합을 거쳐 유가공협회
상무를 지냈다.

82년 낙농육우협회에 들어와 95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다.

< 장규호 기자 ghch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