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의 지난 상반기중 성적표는 부진하기 그지없다.

조선 해운등 일부 수출관련업종들은 원화가치 하락(환율상승)의 혜택을
봤지만 대부분 업종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외환위기의 충격은 상장사들의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 건설 =설비투자 감소와 건축경기 침체로 실적이 저조했다.

6월말 수주액은 3조8천6백5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6.4% 감소했다.

고금리로 금융비용이 증가해 영업외 수지도 악화됐다.

동아건설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등 업종전체로도 적자를 나타냈다.

순익이 증가한 기업도 투자자산이나 부동산 매각등 특별이익인 경우가
많았다.

<> 섬유 =수출관련 봉제의류및 화섬직물업체는 폴리에스터섬유 원료인
TPA및 EG 가격 하락으로 실적이 호전됐다.

환율상승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덕이다.

반면 내수의류 업계는 부진했다.

경기침체속에 금융비용 부담증가로 섬유의복업계는 적자로 전환됐다.

<> 자동차 =상반기중 내수판매가 전년동기보다 50.1% 줄었다.

엔화 약세로 국제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도 3.1% 줄었다.

다만 환율상승으로 원화기준 수출액은 6조2천억원으로 52.1%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대우중공업이 돋보였다.

경차 마티즈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레간자도 수출이 늘었다.

<> 조선 =원화가치 하락 수혜로 영업실적이 대폭 호전됐다.

상반기중 수주 누계는 40억2천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84% 수준으로 회복
됐다.

그러나 달러표시 선가는 과당경쟁으로 지난해 말보다 평균 10%이상 하락
했다.

업체별 매출은 현대중공업이 34.8%, 대우중공업은 12.5%, 삼성중공업은
13.8% 각각 증가했다.

하반기에는 엔화가치 하락의 영향으로 채산성이 떨어질 전망이다.

<> 화학 =LG화학 호남석유화학 등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환율상승
혜택을 봤다.

내수비중이 높은 기업들도 원재료 비용부담을 제품가격에 반영시켜 소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농약은 엘니뇨현상으로 판매가 급증했고 정유는 내수마진율
상승,합성수지는 수출호조로 실적이 호전됐다.

반면 내수의존이 심한 합성수지 가공업및 도료산업 등은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다.

<> 반도체 =상반기 수출은 80억달러로 1.4% 감소했다.

물량증가에도 불구,국제가가 하락한 탓이다.

64메가D램 국제가는 연초 20달러에서 8달러까지 떨어졌다.

하반기에는 삼성전자등 국내 반도체 3사와 NEC및 히타치 등 일본 반도체
업체들이 감산에 들어가 국제가가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최인한 기자 jan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