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영(60) 포항공대 총장이 19일 총장임기 만료를 앞두고 칼럼집 "옳은
가르침이 바른 세상을 만든다"(정림사)를 펴냈다.

그는 이 책에서 교육개혁과 과학기술 발전에 필요한 여러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그 중에서도 대학교육에 관한 견해를 많이 밝혔다.

중국 선양에서 태어나 만주와 북한에서 보낸 유년시절, 월남후 조치원에서
피난살이한 이야기, 21년간의 미국생활, 포항공대 초대 총장인 김호길 박사
와의 인연 등도 담겨있다.

그는 "아무리 탁월한 과학자라도 우리나라에서 태어났더라면 대성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한다.

아인슈타인이 "나는 특별한 재능은 없다. 다만 매우 열성적인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것을 상기시키며 "우리 교육은 호기심을 유발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정해진 틀 속에 집어넣는 것"이라고 꼬집는다.

그는 "고등학교의 문과.이과 구별을 없애고 입시제도를 선진국형으로
바꿔야 한다"며 "이젠 대학도 빅딜해야 살아남는 시대가 됐다"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려면 학문하는 풍토가 먼저 조성돼야 하는데
학자들이 사명감을 갖고 연구에 몰두할수 있도록 정부에서 과감하게 연구비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들어있다.

그는 물리학과 화학, 기초의학및 생물학 분야에서 젊은 학자 1백명씩을
선발해 1억원씩 지원하고 3년후 실적을 심사한 뒤 재임용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정부가 연간 3백억원씩만 순수연구비로 지출한다면 캠퍼스의 분위기가
획기적으로 달라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