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삭감 무급휴직 해고 생산중단..."

미국과 일본의 첨단산업체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아시아 경제위기로 매출이 급감하는 등 직격탄을 맞은 것.

휴렛팩커드 인텔 NEC 등 내로라는 첨단업체들이지만 아시아지역의 수요감소
라는 물줄기를 거스르지는 못하고 있다.

더우기 대량생산체제를 유지해온 탓에 피해는 더욱 크다.

이에따라 임금을 깎고 생산을 중단하는 등 갖가지 고육책을 펴고 있다.

휴렛팩커드는 전세계 지점에서 근무하는 중간간부급 이상 임직원 2천명의
임금을 5% 삭감키로 했다.

3개월 동안만 깎는다는 방침이지만 연장될 가능성도 높다.

또 오는 크리스마스 날부터 내년 1월1일까지는 아예 모든 공장을 놀리기로
했다.

반도체 메이커인 NSC는 이미 전체 종업원을 10% 감축키로 한데 이어 이번
에는 모든 종업원들에게 10일간의 무급휴가를 주기로 했다.

인텔은 전체 종업원수를 5% 줄이기로 했다.

또 오리건주의 공장 두곳을 8일간 가동치 않기로 했다.

생산해봐야 팔리지도 않고 값만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NEC는 올해 설비투자를 대폭 줄이기로 했다.

당초 1천8백억엔을 투자키로 했지만 1천5백억엔으로 감축했다.

히타치 도시바 등은 독일등지의 해외공장을 잇달아 폐쇄하고 있다.

실리콘 벨리 역시 "아시아 한파"에 떨고 있다.

실리콘 벨리의 컨설팅업체인 크리에이티브 스트레티지사 팀 바자린 사장은
"올 1 4분기만해도 이미 작년에 수주해놓았던 물량들이 많아 아시아 위기를
피부로 느끼지는 못했는데 3.4분기 들어서는 오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행히 미국과 유럽지역에서 다소 판매가 늘어나고 있지만
첨단업체들의 아시아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워낙 높아 경영 압박은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