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부치 게이조 새정권이 출범(30일)을 목전에 두고도 조각을
마무리하지 못해 시작부터 삐긋거리고 있다.

관방장관을 겨우 확정했을 뿐 나머지 자리는 아직도 "구상중"이다.

특히 일본 내부는 물론 국제경제계에서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는 있는
대장상 자리는 맡아달라는 사람마다 고사해 난항을 겪고 있다.

오부치 총재는 새내각의 관방장관에 노나카 히로무 전간사장대리를
기용하기로 28일 확정했다.

통산상에는 요사노 가오루 전문상이 유력하다.

오부치 총재는 이날 열린 자민당 고위간부회의에서 29일중으로 내각구성을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자리야 채우겠지만 얼마나 강한 내각을 구성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어려운 자리는 다들 피하고 있어서다.

그중에서도 곤란을 겪고 있는 게 대장상 자리.

미야자와 기이치 전총리와 가토 고이치 전간사장은 대장상제의를 고사했다.

가지야마 세이로쿠 전관방장관도 정책노선의 차이와 당내역학구도로 인해
대장상취임에 부정적이다.

최대현안인 경제회복을 위한 적임자로 평가되고 있는 이들이 "총대메기"를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인해 "당내 최대 최고의 실력자를 대장상에 선임하겠다"는
오부치총재의 약속은 불발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부치총재는 지난 27일 밤 미야자와 전총리에게 전화로 "부총리 겸
대장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미야자와 전총리의 반응은 냉담했다.

"지금은 노인이 무대에 나설 때가 아니다"고 딱 잘라 거절했다.

차기총재감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토 전간사장도 "나는 참의원선거에서
패배한 전범"이라며 대장상제의를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했다.

가지야마 전관방장관 기용여부도 불투명하다.

자민당안에서는 "거당체제구축을 위해 총재선거에서 1백표이상을 얻은
가지야마씨의 협조를 얻어내야 한다"는게 대세다.

그러나 경제대책을 둘러싼 입장차이로 가지야마가 대장상을 맡겠다고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정치상황도 가지야마의 입각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있다.

인기없는 오부치정권에 참여하기 보다는 반집행부의 수장으로 남아 미래에
대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중량급들이 "총알받이"가 될것을 우려해 몸사리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