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전선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5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뒷걸음질 쳤고 이달 들어서도 마이너스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외자유치와 함께 IMF체제를 돌파하는 "투톱"중 한 축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도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수출한국의 첨병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해외무역관장들과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주요 수출시장동향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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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대상자 = 김두환 <도쿄관장>
김영웅 <라고스관장>
강대철 <뉴욕관장>
허상진 <파리관장>
서정락 <베이징관장>
이운용 <첸나이관장> ]]

[ 수출현황과 현지동향 ]

-연초에 반짝 호조를 보이던 수출이 최근들어 곤두박질치고있다.

왜 수출이 늘지않는지 현지시장상황을 들려달라.

<> 강대철 뉴욕관장 =미국의 경우 17%의 고도 신장세를 보이다가 최근들어선
8%대에 머물고있다.

철강 가전제품 등이 호조를 보이고있으나 자동차는 24%나 감소했다.

대미수출이 주춤거리는 것은 아시아경제위기의 파장으로 미국경제도
하반기부터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수입수요가 줄어들고있기
때문이다.

원화도 평가절하됐지만 동남아통화는 더 떨어졌고 엔화도 떨어져 대미수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도 수출이 어려운 요인중 하나다.

<> 김두환 도쿄관장 =올들어 5월까지 대일수출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 감소했다.

기계류 농산물 무선통신기기 등 일부품목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일본의 경기침체에 따른 수입수요 감소, 엔화약세에 따른 한국제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 등이 겹친 때문이다.

일본 상사들은 경기위축으로 수입에 소극적이고 상담때도 큰 폭의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 허상진 파리관장 =올들어 유럽수출은 4월까지 급증하다가 5월부터
급감하고있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 핵심시장에 대한 수출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호조세를 보이고있고 가전은 고전중이다.

<> 김영웅 라고스(나이지리아)관장 =아프리카지역 수출은 호조세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한동안 수출이 줄다가 올들어 5월말까지 6천2백만달러를
수출해 전년 같은기간보다 38.1% 증가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원화절하로 수출가격경쟁력을 회복한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초 나이지리아 국가지도자 사망및 과도 군사정부 수반취임 등으로
아직 안정을 찾지 못해 수입상들은 수입구매를 늦추는 경향이 많다.

[ 하반기 수출전망 ]

-하반기 수출은 어떻게 전망하는가.

<> 김 도쿄관장 =하반기에는 엔화약세에 따른 한국의 수출경쟁력 약화현상이
본격화될 것이다.

일본 국내경기도 실업률이 4%를 넘어서는등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본수출은 계속 어려울 전망이다.

<> 강 뉴욕관장 =미국 수출증가율이 갈수록 둔화되고있다.

대책이 시급하다.

미국 수입시장의 수요도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올해는 전체적으로 대미수출은 작년보다 8~10%정도 늘어날 것이고
무역수지는 작년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설 것은 확실하지만 장기적으로
낙관하기엔 이르다.

<> 허 파리관장 =유럽시장이 단일화되면서 수출주도형에서 내수주도형으로
바뀌고있다.

이는 수입수요가 늘어나고있다는 얘기다.

유럽은 앞으로 갈수록 우리에게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다.

올해 유럽수출은 9.1%정도 증가세를 보일 것이다.

<> 서정락 베이징관장 =중국정부가 경기부양을 통한 내수시장 활성화를
천명했다.

이자율을 내려 기업부담을 완화하고있다.

하반기엔 수입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복병도 있다.

중국에 진출한 일본전자회사들이 엔저영향으로 본국(일본)수출을 줄이고
현지(중국)판매를 강화하고있어 우리 수출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 김 라고스관장 =나이지리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시장는 사회간접자본
(SOC)이 낙후돼 있어 앞으로 건설붐이 예상된다.

이에 대비해 미리 시장진출의 발판을 닦아야 한다.

특히 소형 제조설비및 플랜트 수출을 강화,단기적인 외화획득은 물론 SOC
건설붐에 동참할 수 있는 입지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 수출증대 방안 ]

-수출을 늘리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 김 도쿄관장 =지역별 시장분석이 선행돼야한다.

일본의 경우 경기부양을 위해 SOC확충에 7조7천억엔을 투자할 계획이다.

하반기엔 건설분야를 중심으로 수출확대를 꾀해야 할 것이다.

또 전력기자재 분야도 유망종목이다.

경쟁체제 도입에 따른 가격인하 압력으로 전력업계가 해외조달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 기반정비관련 시장과 소프트웨어 시장도 유망하다.

<> 강 뉴욕관장 =한국 경제안정에 대해 의문을 갖는 외국기업들이 많다.

이로인해 이미 해놓은 주문을 늦추거나 가격을 끌어내리는 등 거래여건이
좋지않다.

국내업체의 연쇄부도로 수출제조기반이 침식당하는 것도 문제다.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의 수출잠재력을 잠식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최근 국내경기 부진으로 많은 내수기업들이 수출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해외마케팅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종합상사와 협력, 수출지원 공공기관의 해외조직 강화를 통한 중소기업의
판로지원이 시급하다.

<> 서 베이징관장 =IMF체제이후 당장 이득이 보이는 상담에만 매달리는
경향이 있는데 장기적관점에서 바이어를 발굴하고 시장개척활동을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 이운용 첸나이(인도)관장 =인도는 전력 통신 도로 항만 등 모든 인프라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따라 인도정부는 민간및 외국인 자본동원을 통한 인프라확충에 전력하고
있다.

전력프로젝트가 가장 유망하다.

도로 항만 등은 아직 채산이 맞지 않는다.


[ 수출애로 사항 ]

한국금융기관의 여신중단이나 축소가 가장 큰 장애물이다.

IMF체제이후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여신 한도 축소로
신용장(LC)개설이 어려워져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지 은행들도 한국기업에 대한 여신을 일방적으로 축소하고있다.

원화 환율 불안도 수출에 큰 걸림돌이다.

이때문에 바이어들이 수입을 늦추고있다.

이는 LC 개설시점과 대금결제시점의 금액차이가 과다발행해 수출입 쌍방이
막대한 환리스크 위험을 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환율의 높낮이 보다는 안정이 수출에는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 이동우 기자 leed@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