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형 은행의 하나인 토코방크가 파산상태로 치달으면서 러시아
금융시장이 극도의 혼란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금융시장의 위기는 러시아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이은행을 지원해왔던 EBRD(유럽부흥개발은행)는 6일 보유하고 있던
토코방크 지분(9.6%)을 모두 매각하고 손을 뗀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부터 이 은행을 관리해온 러시아 중앙은행 역시 더이상
토코방크 문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12대은행인 토코방크는 루블화 폭락 부실대출 급증등으로 최악의
경영위기를 맞았었다.

영국의 경제전문가인 닉 페이지는 "토코방크는 회생 불능 상태"라며
"이번 사태로 1천5백여개에 달하는 러시아의 금융기관들이 연쇄적으로
부실화되고 금융시스템이 제기능을 잃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주가는 이날 토코방크 사태로 2년만의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러시아 주가동향을 나타내는 RTS지수는 전날보다 4.2% 떨어진 1백45.01
포인트를 기록했다.

또 루블화가치도 약세행진을 계속해 이날 환율은 1.6코펙이 오른
달러당 6.231루블로 마감했다.

토코방크 사태는 루블화 가치하락 및 이자율 급등 외국자본 철수 움직임
등과 맞물려 러시아 경제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

게다가 러시아 재무부가 발행한 장기채권 수익률이 90%선으로 치솟는
등 정부의 재원조달 마련 방안도 막혀있는 상태다.

특히 러시아정부와 IMF(국제통화기금)간에 벌어지고 있는
1백억~1백50억달러의 구제금융 협상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고 있어 위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IMF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서둘러 마련한 긴축재정
계획안에 희망을 걸고 있다.

그러나 하원이 이 계획안 승인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낙관할
수 없는 상태다.

보리스 옐친 대통령은 이날 "하원이 긴축계획안을 이달안으로 승인할
것"이라고 천명했지만 서방 투자가들을 안심시키는데는 역부족이었다.

러시아 알파 캐피털사의 이레네 셰브츠넨코는 "러시아 금융시장이
위기에 휩싸인 것은 IMF와의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데다 하원이
아직 긴축계획안 승인 움직임을 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IMF자금을
얼마나 빨리 끌어들일 수 있을 지에 러시아 경제 향방이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