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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파견업이 합법화되면서 세계 유수의 다국적 인재파견업체들이
한국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이들은 첨단 영업기법과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아직 걸음마 단계인
국내업체들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기업들이 인재파견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이유는 국내업체들이
영세해 쉽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데다, 국내 인재파견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97년5월 현재 청소 경비 등을 포함한 파견근로자수는
22만5천명.

파견업체가 2천6백99개에 사용업체수만도 3천1백64개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비록 IMF로 인해 주춤한 상태이지만 대기업이 정리해고이후
파견근로자의 채용을 본격화하면 파견근로자수는 쉽게 40만명선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인재파견시장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외국기업들의
국내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일본 최대의 인재파견업체인 파소나의 경우 한국에 파소나코리아를 설립,
이달중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96년 매출액이 7천2백억원을 기록한 파소나사는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업체와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초대 지사장인 정용석 사장은 "컴퓨터와 사무관리 중심의 고급인재를
확보해 외국계기업을 중심으로 파견근로를 실시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파소나코리아는 일본에서 운영되던 시스템을 그대로 활용할 예정.

회원가입근로자에게 예절교육을 실시하며 6개월이상 소속된 회원을
상대로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프로그램, 경리 등의 기본교육을 1주일
이상 시킬 계획이다.

미국 밀워키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의 인재파견업체인 맨파워 역시 곧
국내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또 미국시장에서 수위를 달리는 켈리서비스는 국내의 합작파트너를 물색중
이며, 프랑스 스위스 합작회사인 세계2위 아데코사와 5위인 켈리사도 한국
진출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상태여서 하반기부터는 외국사들의 본격적인
영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파견근로제가 합법화된 만큼 하반기에는 5~6개의 외국업체들이
영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가 단독으로 진출하기 보다는 국내사와 합작형태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케이텍 김대식 이사는 "텃세가 심한 일본의 경우 외국 인재파견업체들이
뛰어난 영업기술을 갖고도 랭킹 10위안에 들지 못할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따라서 외국기업들은 고용관행이 다르고 일본보다 텃세가
심한 한국에서 독자법인을 설립하기 보다는 국내중견업체와 합작을 통해 사
업기반을 넓혀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재 국내업체들은 경영노하우와 자본력이 뛰어난 외국업체에 경영권을
빼앗길 것을 우려, 협회를 중심으로 합작을 거부키로 방침을 정하고 있으나
합작기업의 탄생은 시간문제라며 우려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