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식 조지워싱턴대 교수에 듣는다] '한국경제 과제/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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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워싱턴대학의 박윤식(58) 교수는 "관료주의는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장애물"이라며 "관료시스템의 개혁없이
경제위기 극복은 요원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내에 경제구조조정의 구심점이 필요하다"며 "이 자리에는 경제의
새틀을 짤수 있는 참신한 인물이 중용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병호 자유기업센터 소장이 지난달 27일 신라호텔에서 박 교수를 만나
IMF체제하에서 한국경제의 과제와 향방에 대해 들어봤다.
-----------------------------------------------------------------------
<> 공병호 소장 =한국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들을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 박윤식 교수 =한국은 국가운명을 좌우할 대변혁기를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해외 시각에서 보면 IMF체제 이전이나 이후 한국의 태도는 별로
달라진게 없습니다.
개인과 집단이기주의에 깊이 빠져 있습니다.
문제점은 누구나 알고 있죠.
그러나 실천이 따르지 않습니다.
모두 자기 이익을 앞세우기 때문입니다.
특히 관료들이 문제입니다.
새정부는 이로인해 대단히 고전할 것입니다.
관료의 함정을 경계해야 합니다.
현재 새정부의 모든 주도권은 관료들이 쥐고 있습니다.
윗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일에 관료들은 탁월한 능력을 발휘합니다.
그들은 오랜 세월동안 노하우를 습득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는데 있어 관료들은 자질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새정부는 출범시 아웃소싱을 통해 일부 새로운 인물을 뽑아 썼습니다.
그러나 곧 부처장악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관료들을 다시 등용하고
있습니다.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으로 봅니다.
한국의 관료조직은 당면한 국가위기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게 해외의
시각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구습을 차단하고 새틀을 짤수 있는 참신한 인물입니다.
<> 공 소장 =최근 자유기업센터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한국정부의 협상력
부족문제를 지적하셨는데.
<> 박 교수 =한국 관료는 국제무대에서 협상력이 떨어진다는게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상대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채 협상테이블에 나옵니다.
자리를 맡은지 3개월밖에 안된 국장이 와서 듣기 좋은 얘기는 다하고
갑니다.
가고 나선 후속조치가 따르지 않습니다.
다시 이 문제를 거론하면 해당업무 국장은 딴 사람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따라서 공무원들은 자기가 한 말에 대해 책임질 필요가 없게 됩니다.
한국정부의 관료들이 미국 금융계에서 혹평을 받고 있는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한국관료들은 국제적인 감각면에서도 낮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초부터 외국 금융기관및 언론들은 여러차례 외환위기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한국측에 보냈습니다.
이때마다 한국정부는 현실은 무시한채 부인하기에 바빴습니다.
물론 모르고 그랬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국관료들의 국제감각 수준을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입니다.
관료들을 전문화시켜야 합니다.
근본적으로 관료시스템을 바꾸는 개혁이 시급합니다.
<> 공 소장 =6월초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 투자자들은 한국사람들이 말은
많은데 행동은 없다고 지적하더군요.
<> 박 교수 =사실 IMF체제 이후 6개월동안 한국정부는 해외에 가시적인
인상을 주지 못했습니다.
애초에 한국정부가 너무 많은 공약을 남발한 탓입니다.
해외의 조언을 구하는 대신 한국적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장담만을
늘어놓았습니다.
허세를 부린 것입니다.
지금은 변명하기에 바쁩니다.
결국 한국정부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애초 문제의 심각성을 솔직하게 알리고 겸허하게 조언을 구하는 방법을
택했어야 합니다.
한국이 무분별한 자신감을 보인 것이 결국 자승자박하는 결과를 낳은 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단 개혁의지는 분명히 알려야 합니다.
또 시간이 걸리니 지켜봐 달라는 주문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해외 전문가들은 경제구조조정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 공 소장 =대외적인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할일은 무엇입니까.
<> 박 교수 =대내는 물론 대외적으로 경제의 구심점(economy jar)이 있어야
합니다.
대통령이 혼자서 모든 것을 챙길 수 없습니다.
특히 경제개혁의 구심점에는 지금껏 오염되지 않은 새로운 사람을 앉혀야
합니다.
그래야 대외적인 신인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경제를 그르치는데 일조한 퇴역관료로는 안됩니다.
특히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구조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선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뢰가 필요합니다.
미국적 행동양식과 유창한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에는 우방국가와 해외 투자자들의 도움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경제대표는 세일즈맨인 동시에 쇼맨도 돼야 합니다.
DJ노믹스의 전도사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죠.
<> 공 소장 =한국정부는 미국에서 구조조정 전문가들을 수혈해올 방침인데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 박 교수 =뉴욕의 월가에서 활약하는 한국계 금융및 구조조정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이들의 노하우를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합니다.
그러나 먼저 고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월가 등에는 한국에서 파견나온 정부부처 공무원들과 준공무원들이
많습니다.
이들이 주로 하는 일이란 출장나온 고위층들을 모시고 접대하는 것입니다.
국가적인 낭비입니다.
그 시간에 현지의 금융전문가들과 네트워크를 형성, 국제 금융시장에서
나오는 고급정보를 적기에 한국에 제공하는 조직적인 활동을 펼쳐야 합니다.
<> 공 소장 =한국은 최근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까지도 빅딜(기업맞교환)을 재촉하며 구조조정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실정입니다.
구조조정의 방향에 대해서 조언한다면.
<> 박 교수 =빅딜은 잘못된 시도인 것 같습니다.
정치논리에 따른 것이지 경제논리는 아닙니다.
해외 전문가들은 빅딜에 관해 굉장히 부정적입니다.
물론 일부 외국 투자자들은 오히려 빅딜을 부추길 것입니다.
여기에는 한국 재벌을 무장해제시켜 잠재 경쟁자를 제거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무조건 기업 자산을 헐값에 파는 것도 재검토해야 합니다.
국가의 재산을 바겐세일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손실이 될 것입니다.
한편 최근 한국정부가 오히려 매각기업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부채비율을 낮춰라, 빅딜을 하라고 자꾸 강요합니다.
이때마다 해외시장에서 한국기업의 가치는 폭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손을 묶어놓고 비즈니스를 강요해선 안됩니다.
기업들의 협상력을 높여주는 방안이 마련돼야 합니다.
정부가 시장을 대체하려고 하는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방향과 룰을 정하는 역할에 만족해야 합니다.
<> 공 소장 =세계금융시장이 급변하는 가운데 한국의 경제주체들은
환리스크에 대해 무방비 상태입니다.
국제금융 전문가로서 한마디해 주십시오.
<> 박 교수 =국제금융시장에서 흘러다니는 자금은 엄청난 규모입니다.
세계 외환시장의 하루 거래량은 1조5천억달러로 한국 GDP의 5배에 이릅니다.
이에비해 97년 한햇동안 세계무역량(수출기준)은 5조5천억달러 정도입니다.
외환거래량의 1주일치도 안되는 수준입니다.
이같이 세계금융시장의 조류는 실물의 흐름에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방대합니다.
따라서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에 환리스크 관리는 사활이 걸린
중요한 사안입니다.
한국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국제금융을 꿰뚫고 차관 전략을 짠다면 외채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다양한 국제자금시장에는 이자가 싼데다 위험부담이 적은 돈을 빌릴 수
있는 곳이 많이 있습니다.
그 방법도 다양합니다.
단기적인 안목에서나 비용을 아끼기 위해 환리스크 관리를 게을리한다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꼴"을 낳을 것입니다.
특히 기업과 금융기관은 선진금융기법을 적극 받아들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 공 소장 =마지막으로 IMF 체제극복을 위한 한국호의 바람직한 방향을
조언한다면.
<> 박 교수 =대통령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들면 안됩니다.
관료체제를 완전히 뜯어 고치지 않는 한 경제회생은 비관적입니다.
미국처럼 새정부가 들어서면 부처에 국장급 이상은 모두 외부에서
아웃소싱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합니다.
또 싱가포르처럼 소수정예체제를 갖추고 공무원들에게 합당한 대접을
해줘야 할 것입니다.
< 정리=유병연 기자 yooby@ >
[[ 박윤식 교수 약력 ]]
<>1940년생
<>하버드대 경영학 박사, 조지워싱턴대 경제학 박사
<>70~77년 세계은행(IBRD) 수석 이코노미스트
<>78~79년 삼성그룹 고문
<>80년 조지워싱턴대 국제금융학 교수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6일자 ).
극복을 위해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장애물"이라며 "관료시스템의 개혁없이
경제위기 극복은 요원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내에 경제구조조정의 구심점이 필요하다"며 "이 자리에는 경제의
새틀을 짤수 있는 참신한 인물이 중용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병호 자유기업센터 소장이 지난달 27일 신라호텔에서 박 교수를 만나
IMF체제하에서 한국경제의 과제와 향방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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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병호 소장 =한국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들을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 박윤식 교수 =한국은 국가운명을 좌우할 대변혁기를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해외 시각에서 보면 IMF체제 이전이나 이후 한국의 태도는 별로
달라진게 없습니다.
개인과 집단이기주의에 깊이 빠져 있습니다.
문제점은 누구나 알고 있죠.
그러나 실천이 따르지 않습니다.
모두 자기 이익을 앞세우기 때문입니다.
특히 관료들이 문제입니다.
새정부는 이로인해 대단히 고전할 것입니다.
관료의 함정을 경계해야 합니다.
현재 새정부의 모든 주도권은 관료들이 쥐고 있습니다.
윗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일에 관료들은 탁월한 능력을 발휘합니다.
그들은 오랜 세월동안 노하우를 습득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는데 있어 관료들은 자질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새정부는 출범시 아웃소싱을 통해 일부 새로운 인물을 뽑아 썼습니다.
그러나 곧 부처장악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관료들을 다시 등용하고
있습니다.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으로 봅니다.
한국의 관료조직은 당면한 국가위기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게 해외의
시각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구습을 차단하고 새틀을 짤수 있는 참신한 인물입니다.
<> 공 소장 =최근 자유기업센터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한국정부의 협상력
부족문제를 지적하셨는데.
<> 박 교수 =한국 관료는 국제무대에서 협상력이 떨어진다는게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상대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채 협상테이블에 나옵니다.
자리를 맡은지 3개월밖에 안된 국장이 와서 듣기 좋은 얘기는 다하고
갑니다.
가고 나선 후속조치가 따르지 않습니다.
다시 이 문제를 거론하면 해당업무 국장은 딴 사람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따라서 공무원들은 자기가 한 말에 대해 책임질 필요가 없게 됩니다.
한국정부의 관료들이 미국 금융계에서 혹평을 받고 있는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한국관료들은 국제적인 감각면에서도 낮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초부터 외국 금융기관및 언론들은 여러차례 외환위기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한국측에 보냈습니다.
이때마다 한국정부는 현실은 무시한채 부인하기에 바빴습니다.
물론 모르고 그랬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국관료들의 국제감각 수준을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입니다.
관료들을 전문화시켜야 합니다.
근본적으로 관료시스템을 바꾸는 개혁이 시급합니다.
<> 공 소장 =6월초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 투자자들은 한국사람들이 말은
많은데 행동은 없다고 지적하더군요.
<> 박 교수 =사실 IMF체제 이후 6개월동안 한국정부는 해외에 가시적인
인상을 주지 못했습니다.
애초에 한국정부가 너무 많은 공약을 남발한 탓입니다.
해외의 조언을 구하는 대신 한국적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장담만을
늘어놓았습니다.
허세를 부린 것입니다.
지금은 변명하기에 바쁩니다.
결국 한국정부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애초 문제의 심각성을 솔직하게 알리고 겸허하게 조언을 구하는 방법을
택했어야 합니다.
한국이 무분별한 자신감을 보인 것이 결국 자승자박하는 결과를 낳은 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단 개혁의지는 분명히 알려야 합니다.
또 시간이 걸리니 지켜봐 달라는 주문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해외 전문가들은 경제구조조정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 공 소장 =대외적인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할일은 무엇입니까.
<> 박 교수 =대내는 물론 대외적으로 경제의 구심점(economy jar)이 있어야
합니다.
대통령이 혼자서 모든 것을 챙길 수 없습니다.
특히 경제개혁의 구심점에는 지금껏 오염되지 않은 새로운 사람을 앉혀야
합니다.
그래야 대외적인 신인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경제를 그르치는데 일조한 퇴역관료로는 안됩니다.
특히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구조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선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뢰가 필요합니다.
미국적 행동양식과 유창한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에는 우방국가와 해외 투자자들의 도움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경제대표는 세일즈맨인 동시에 쇼맨도 돼야 합니다.
DJ노믹스의 전도사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죠.
<> 공 소장 =한국정부는 미국에서 구조조정 전문가들을 수혈해올 방침인데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 박 교수 =뉴욕의 월가에서 활약하는 한국계 금융및 구조조정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이들의 노하우를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합니다.
그러나 먼저 고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월가 등에는 한국에서 파견나온 정부부처 공무원들과 준공무원들이
많습니다.
이들이 주로 하는 일이란 출장나온 고위층들을 모시고 접대하는 것입니다.
국가적인 낭비입니다.
그 시간에 현지의 금융전문가들과 네트워크를 형성, 국제 금융시장에서
나오는 고급정보를 적기에 한국에 제공하는 조직적인 활동을 펼쳐야 합니다.
<> 공 소장 =한국은 최근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까지도 빅딜(기업맞교환)을 재촉하며 구조조정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실정입니다.
구조조정의 방향에 대해서 조언한다면.
<> 박 교수 =빅딜은 잘못된 시도인 것 같습니다.
정치논리에 따른 것이지 경제논리는 아닙니다.
해외 전문가들은 빅딜에 관해 굉장히 부정적입니다.
물론 일부 외국 투자자들은 오히려 빅딜을 부추길 것입니다.
여기에는 한국 재벌을 무장해제시켜 잠재 경쟁자를 제거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무조건 기업 자산을 헐값에 파는 것도 재검토해야 합니다.
국가의 재산을 바겐세일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손실이 될 것입니다.
한편 최근 한국정부가 오히려 매각기업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부채비율을 낮춰라, 빅딜을 하라고 자꾸 강요합니다.
이때마다 해외시장에서 한국기업의 가치는 폭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손을 묶어놓고 비즈니스를 강요해선 안됩니다.
기업들의 협상력을 높여주는 방안이 마련돼야 합니다.
정부가 시장을 대체하려고 하는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방향과 룰을 정하는 역할에 만족해야 합니다.
<> 공 소장 =세계금융시장이 급변하는 가운데 한국의 경제주체들은
환리스크에 대해 무방비 상태입니다.
국제금융 전문가로서 한마디해 주십시오.
<> 박 교수 =국제금융시장에서 흘러다니는 자금은 엄청난 규모입니다.
세계 외환시장의 하루 거래량은 1조5천억달러로 한국 GDP의 5배에 이릅니다.
이에비해 97년 한햇동안 세계무역량(수출기준)은 5조5천억달러 정도입니다.
외환거래량의 1주일치도 안되는 수준입니다.
이같이 세계금융시장의 조류는 실물의 흐름에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방대합니다.
따라서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에 환리스크 관리는 사활이 걸린
중요한 사안입니다.
한국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국제금융을 꿰뚫고 차관 전략을 짠다면 외채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다양한 국제자금시장에는 이자가 싼데다 위험부담이 적은 돈을 빌릴 수
있는 곳이 많이 있습니다.
그 방법도 다양합니다.
단기적인 안목에서나 비용을 아끼기 위해 환리스크 관리를 게을리한다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꼴"을 낳을 것입니다.
특히 기업과 금융기관은 선진금융기법을 적극 받아들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 공 소장 =마지막으로 IMF 체제극복을 위한 한국호의 바람직한 방향을
조언한다면.
<> 박 교수 =대통령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들면 안됩니다.
관료체제를 완전히 뜯어 고치지 않는 한 경제회생은 비관적입니다.
미국처럼 새정부가 들어서면 부처에 국장급 이상은 모두 외부에서
아웃소싱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합니다.
또 싱가포르처럼 소수정예체제를 갖추고 공무원들에게 합당한 대접을
해줘야 할 것입니다.
< 정리=유병연 기자 yooby@ >
[[ 박윤식 교수 약력 ]]
<>1940년생
<>하버드대 경영학 박사, 조지워싱턴대 경제학 박사
<>70~77년 세계은행(IBRD) 수석 이코노미스트
<>78~79년 삼성그룹 고문
<>80년 조지워싱턴대 국제금융학 교수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