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기회는 75년부터 77년까지 육군 보병 화기부대에서 생사고락을 같이한
소대원들의 모임이다.

제대후 20여년동안 단 한번도 거른적 없이 매월 모임을 가져 오고 있다.

군 생활때는 고참과 졸병 관계였지만, 화기애애하게 지내자는 뜻에서
"화기회"란 이름을 붙였다.

회원은 8명.

군 복무시절에는 내무반장, 병장, 고참 등이었지만 지금은 경찰(송재희),
제약업(송인호), 보험업(한병근), 건설업(이승현), 특허관련업(유창위),
출판업(김재덕), 신문사(이광근), 병원(김찬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우리모임이 자랑하는 점은 지금도 전우애 정신으로 서로 도운다는 것.

반백에 이른 오늘에도 모이기만 하면 군시절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군대 얘기는 할 때마다 감흥이 다르다.

같은 얘기를 다른 사람이 하면 그 또한 새롭다.

한달에 한번씩 모이는 것 외에도 봄에는 회원 전가족 동반 야유회, 가을에는
부부동반으로 온천에 다녀온다.

또 적립한 기금으로 가끔씩 제주도와 해외여행을 다녀오며 많은 에피소드를
만들기도 했다.

4년전 여름휴가 때는 여덟가족 31명 전원이 같은 날 휴가를 얻어 목포
앞바다 압해도로 바캉스를 떠났다.

태풍주의보가 내려져 배가 다닐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작은
고깃배 하나에 의지해 목숨을 건 출항을 감행, 하마터면 "한국판 타이타닉"의
소재가 될 뻔했다.

그때 함께 한 3박4일은 속옷까지 바꿔 입을 정도로 내것 네것 없이 지내는
등 멋지고 소중한 추억이 됐다.

그때 압해도 바캉스를 갔던 아이들은 이제 청소년기으로 성장, 함께 시간을
갖기 어려워져 아쉽다.

우리 회원들은 부자도 없지만,특별히 가난한 사람도 없다.

회원들 모두 건강하고 긍정적인 사고로 살아가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최전방에서 극한 상황까지 가는 어려움을 여러번 이겨낸 강인한 전우들-

때문에 우리 회원들은 인생에서 쉽게 낙오하는 사람도 없다.

누구나 그렇겠지만,필자는 이 모임이 언제까지나 유지되고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25년전 함께 군대생활을 했던 부산의 박재영,
밀양의 최성근, 군산의 강기수가 이 글을 보면 꼭 연락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