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나무를 키운다고 하였다.

상생의 이론이 글자 그대로만 굴러간다면 사주추명은 그다지 힘들 것이
없다.

문제는 물과 나무의 두 원소 사이에 네가지의 생극관계가 성립된다는
사실이다.

첫째 물이 적당히 있으면 나무를 잘 키우는 경우(수생목), 둘째 물이 너무
많으면 뿌리가 썩거나 물에 뜨게 되는 경우(수극목:수다목부), 세째 물에
비해 나무가 너무 많은 경우 (목극수:목성수축), 네째 나무를 적절히 심어
홍수를 막을 수 있는 경우(목생수:목능제수) 등이다.

오행 생극의 관계를 인간의 육친관계에 비유하여 사주의 해석에 응용하는
법을 육친법이라 한다.

기본적 상생법에서 물은 나무를 키우는 부모의 역할을 담당하는데 이를
인수라 하며, 음양의 관계로 정인과 편인을 분별한다.

쉽게 말해 사주를 푸는 기호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기호학자이자 언어학자로 유명한 소쉬르나 퍼스혹은 그레마스의 기호학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인생 운명학에도 기호학이 존재하는 셈이다.

천간 계수(음수)는 양목인 갑목에 대해 정인이 되며 임수(양수)는 갑목에
대해 편인이 된다.

곧 음과 양이 조화로운 관계는 정인,어느 한쪽으로 편중되어 있으면 편인을
부여함을 알 수 있다.

사주명리학의 용어로 희신이라는 것이 있다.

사주가 기뻐하는 글자를 말한다.

갑목이 전체적으로 힘이 약할 때, 혹은 천지가 뜨겁고 건조하여 당장 물이
없으면 고사할 경우, 물을 희신으로 쓴다고 표현한다.

갑목 일주로 희신인 임수(강물 혹은 호수)를 보면 너른 호수에 수양버들이
너울거리는 형상이라 하여(횡당유영) 좋은 명식으로 본다.

머리 회전이 빨라 임기응변에 능해서 교제에 능하다.

언어에 재능이 있으며 여행과 인연이 깊다고 추리한다.

강물 위에 떠가는 통나무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초목에 해당하는 을목에 희신인 계수가 나란히 자리하면, 풀잎에 맺힌
청초한 이슬방울로 풀이한다.

여름생인 경우, 역시 어학에 뛰어나며 인덕이 좋은 명식이라 하겠다.

성철재 <충남대 언어학과교수.역학연구가 cjseong@hanbat.chungnam.ac.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