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후 첫장인 월요일 국제 외환시장의 동향에 세계경제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미.중정상회담에서 "아시아 통화들이 더이상 평가절하되지 않도록 협력한다"
고 한 합의가 어떤 약효를 낼 것인가 하는 대목이다.

분석가에 따라 "상당한 호재"라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늘상 하던 소리"
라는 엇갈린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시각의 전문가들은 합의문의 표현강도가 상당히 높다는 점을 든다.

특히 "더이상의 평가절하를 막기위해"라는 문구는 의미심장하다고 평가한다.

양국의 환율안정 의지가 전에 없이 강력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미국이 시장개입은 물론 금리협조등의 엔화 회복책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풀이한다.

엔화가 더 떨어지면 엔매입.달러매각의 시장개입과 함께 금리마저 내릴
용의가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미국 관리들이 엔약세를 부추기는 "강한 달러" 옹호발언을 자제
하겠다는 의미도 이 문구에 함축돼 있다고 분석한다.

또 중국도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 등 공공연히 동남아 환율불안을
조장할 언동을 삼가하겠다는 다짐을 이 표현에 녹여넣었다고 진단한다.

사실 이번 합의문에 나타난 국제환율안정 의지는 남다른 점이 있다고 볼수
있다.

그동안 국가간 정상회담이 환율문제를 거론할때 "환율안정을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포괄적 표현이 일반적이었다.

과거 선진7개국(G7) 정상회담이나 미.일정상회담이 그랬다.

하지만 이번 표현은 상당히 구체적이었다.

주룽지(주용기) 중국총리는 "중국정부는 앞으로 위안화를 절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루빈 미 재무장관은 "엔화안정을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로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정도라면 엔과 위안화 안정은 어느정도 확보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아시아 통화안정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통화안정을 표현하는 "말"은 많았지만 구체적인 샐행의지가 "합의문"에
들어있지 않다는 점을 든다.

환율안정을 위해 시장개입같은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명확한 표현이 빠졌다
는 것이다.

당연히 시장은 실망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들은 또 클린턴 대통령이 "환율안정에 관한한 일본이 주연이지 미국과
중국은 조연"이라고 강조한 사실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본이 엔화 회복에 앞장서지 않는한 미국도 나서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에 불과하다고 합의내용을 평가절하한다.

주룽지 총리가 위안화를 평가절하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도 새로운게
아니라고 일축한다.

결국 양국 정상의 합의사항은 일본의 경제개혁을 다시 촉구한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얘기다.

두 시각중 어느 쪽이 맞는지는 시장의 뚜껑을 열어봐야 알수 있다.

정상회담이 휴장때인 주말에 열린 탓에 시장의 실제 반응을 볼수가 없었다.

때문에 정상회담후 첫 거래일인 29일의 시장동향이 자못 궁금하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