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은 최소한 1~2년은 지나야 한국채권에 본격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국을 방문중인 메릴린치투자은행 아시아.태평양지역 채권투자전략팀의
윌리암 벨쉐어부사장은 엔.달러환율불안 구조조정부진등으로 외국인들이
한국채권투자를 머뭇거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5,26일 이틀간 얼라이언스캐피털, 골드만삭스, 메트라이프,
프루덴셜 등 20여개 해외투자자들을 이끌고 방한, 조선호텔에서
한국채권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메릴린치사가 진행중인 필리핀 태국을 거친 "아시아 인베스터 컨퍼런스"의
일정중 하나다.

벨쉐어부사장은 우선 "현재 외국인들은 한국정부가 올바른 방향으로
구조조정방안을 마련,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러나 "외국인들은 무엇보다 퇴출기업이나 은행선정, 빅딜등
구조조정과정상의 투명성과 실천을 가장 중요한 투자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필리핀 태국등 같은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다른 동남아국가들에 비해서나
6개월전 외환위기를 맞았을 때보다는 환율이나 경상수지흑자 외환보유고등
투자여건도 훨씬 개선됐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벨쉐어 부사장은 한국정부가 이런 경제개혁상황을 미디어를 통해
전달하기보다는 투자가들을 직접 만나 적극적으로 설명해 주는게
대외신인도를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서방 미디어를 통한 한국의 이미지는 실상이 왜곡되는등 부정확한 정보가
많아 투자자들의 눈을 흐리게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와함께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엔.달러환율도 외국인들이
쉽게 한국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로 꼽았다.

"메릴린치는 일본정부가 금융개혁등 획기적인 경제개혁방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올연말에는 엔화가치가 달러당 1백55엔으로 떨어지고 내년에는
1백70엔까지 하락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달러환율의 경우는 한국이 IMF(국제통화기금)체제에 들어서기
이전보다 70~80% 평가절하돼 있어 충격은 다소 줄기는 하겠지만 영향권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함께 "다만 한국은 성장잠재력이 커 이런 투자여건이 개선되기만
하면 외국인들이 주식이나 채권등에 적극 투자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기업설명회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채권투자관련 총자산운용규모는
6백억~7백억달러에 달한다.

이들은 한국기업들이 해외에서 발행한 기존 채권등에도 투자하고 있으며
향후 신규투자여부를 신중히 저울질하기 위해 참가한 것이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재경부관계자들과 한국은행 포철 한전 삼성전자등의
관계자들이 참석, 이들에게 채권투자여건을 설명했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