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 고병우회장의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회사가 아연 활기를 띠고
있다.

회장취임후 채권단의 미지근한 지원에 한때 출근거부로 맞섰던 고회장은
김종필 총리서리를 만나는등 지난주부터 의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17일 하루에만도 이정무 건설교통부장관 최재욱 환경부장관 박태영
산업자원부장관등 3명의 장관을 만나 지원을 요청했다.

다음날엔 진념 기획예산위원장 홍세표 외환은행장 장철훈 조흥은행장
신복영 서울은행장을 만나 협조융자의 약속이행을 촉구했다.

19일엔 김종필 총리서리를 예방한데 이어 김승유 하나은행장 나응찬
신한은행장등과도 만나 동아회생에 협조해줄 것을 간청했다.

고회장의 이같은 적극적인 행보는 협조융자에 소극적이던 채권은행단의
태도를 바꿔놓았다.

주채권은행인 서울은행은 지연되던 4백90억원의 협조융자를 입금시켰다.

또 지난주말인 19일에는 1천8억원이 한꺼번에 들어왔다.

서울은행 4백23억원, 외환은행이 2백57억원을 협조융자했으며 동남은행
하나은행 한일은행 조흥은행등도 총3백28억원을 지원한 것이다.

동아건설 자금부관계자는 "6월까지 받기로 한 3천4백억원의 협조융자중
2천4백33억원이 지난주말까지 입금됐다"며 "제3금융권을 제외한 나머지
협조융자도 이번주중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마침 리비아정부가 4억5천만달러규모의 대수로 2단계 추가공사를
사실상 동아건설에 발주해 동아호는 난파의 위기를 벗어났다는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같은 고회장의 회사재건의지에 힘입어 동아의 건설현장에는 밀린 노임이
지급되고 외주비와 자재비가 지출돼 공사재개준비가 한창이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세계제일의 전문건설회사를 만들어보자는 자신감이
되살아나고 있다.

< 백광엽 기자 kecore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