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는 신경제론이 떠오르고 있다.

경제성장률 시설투자 주가 수출 등 올라야 할 것은 모두 올라가 있고,
실업률 이자율 인플레율 등 내려가야 할 것은 모두 내려가 있으므로
미국경제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중소벤처산업의 발흥과 부단한 경영혁신을 통해 미국이 새로운
생산성의 경지에 이르렀으므로 향후 다시는 저성장-고인플레라는 악의
사이클이 발동하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

과연 그러할까.

미국의 버블가능성을 두고 우려의 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인플레에는 잡히지 않는 자산가격의 등귀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920년대말 대공황이 터지기 전에도 포브스 잡지가 나서서 신경제론을
내놓을 만큼 경제가 활황이었고 주식시장에서는 M&A파고가 일고 있었던 것은
다시금 기억에 새롭다.

버블에 공통된 현상은 주가와 지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사람들은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투기열풍은 더욱 가열되고 자산가격은 더욱
오르게 된다는 것이다.

가격이 오르는 동안에는 투기이익이 예상대로 발생하기 때문에 더욱 많은
사람들이 투기행렬에 끼어든다.

그래서 기초적 제조건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가격이
치솟는다.

버블은 밴드웨건(band wagon)에 비유할 수 있다.

밴드를 태운 웨건이 소란스럽게 연주를 하면서 마을을 지나가면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시끌법썩한지 궁금하여 모여들기 시작한다.

몰려 가는 사람들을 바라 본 더욱 많은 사람들이 무엇인가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하여 영문도 모른 채 뒤따라가기 때문에 군중은 더욱
불어난다.

이 현상이 바로 밴드웨건 효과다.

케인즈는 일찍이 증권시장의 투기열풍을 가리켜 미인투표에 비유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자신이 미인(기초적 제조건)이라고 생각하는 후보에게 표를
찍지 않고 다른 심사위원들이 미인이라고 생각할 것같은 후보에게 표를
찍는다.

바로 여기서 밴드웨건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발생한 버블은 무엇인가를 계기로 사람들이 기초적 제조건과
가격이 서로 크게 괴리되어 있다는 불안에 휩싸이면서 터져버린다.

이찬근 < 인천대 교수 ckl1022@lion.inchon.ac.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