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현대명예회장의 방북을 계기로 실질적인 남북경협을 앞당기기 위해
국내 유휴 공장설비를 북한에 옮겨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17일 산업연구원(KIET)은 "남북경협의 새출발"이란 보고서에서 남한의
공장유휴설비를 북한으로 이전하는 정책을 추진할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보고서는 남한의 유휴설비가 20조원어치에 달한다고 밝히고 이를 북한으로
옮겨 활용할 경우 남북한의 상호보완적인 산업구조를 구축, 경제위기극복에
서로 도움을 받을 수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렇게할 경우 유휴설비가 헐값에 해외로 팔려나가는 문제점까지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유휴설비중에서도 금속공작기계 전기.정밀기계 인쇄기계및
건설중장비 등을 활용할 수있는 경협사업을 발굴할 것을 제안했다.

산업연구원은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위해 유휴설비 이전에 필요한
자금지원과 금융권에 채권으로 잡혀 있는 기계설비를 토지및 공장건물과
분리 처분할 수있는 방안 등을 마련하도록 촉구했다.

연구원은 중소기업이 자체 유휴설비나 도산한 국내기업의 설비를 사들여
북한에 투자할 경우 투자금액의 일부를 지원해 주는 방안도 제시했다.

연구원 보고서는 이를위해 민간기업과 정부가 출연한 "남북경협기금"을
만들어 자금을 지원하고 남북경협을 총괄하는 "남북경제교류 민간협의회"를
설치하도록 건의했다.

이 기구에는 전경련 무역협회 중소기협중앙회 대한상의 등 경제단체와
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수출입은행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지적됐다.

[ 유휴설비의 대북이전 유망업종 ]

<>.인건비 비중이 큰 산업 : 방적(면방및 일부 화섬), 직물(면직물,
편직물 등), 봉제의류, 염색가공, 가죽, 신발,
가구, 금속주조, 조립금속, 유리, 비금속광물,
제지, 인쇄, 농기계/광산 기계/공작기계 등의
일부기계및 부품 등

<>.연평균 부가가치 증가율이 낮은 산업 : 음식료품, 목재, 시멘트, 석회,
일부 화학섬유, 가정용 전기제품


<>.경쟁력 저하 산업 : 중/저가 혁제 운동화및 천신발, 흑백/컬러TV 조립,
라디오, 선풍기, 단순조립 전기전자 부품, 주물,
강관, 선재철선, 못, 철망, 플라스틱/합성고무
가공제품, 범용기계 부품, 선박수리, 종이/펄프 등

< 이동우 기자 lee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