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중인 김대중 대통령은 8일(이하 한국시간) 저녁 뉴욕증권거래소
조찬연설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세일즈 외교활동에 들어갔다.

김 대통령의 이날 뉴욕증권거래소 연설은 미국 방문에서 펼칠 경제외교의
기본전략을 함축하고 있어 주목받았다.

김 대통령은 우선 지난 30년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을 소홀히
해온 한국경제의 과거 반성으로부터 출발했다.

"한국경제는 한때 개발도상국들에 모범이 되었으나 지금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것이 증명되었다"고 평가했다.

김 대통령은 그러나 한국은 이제 "아시아적 가치"를 부정하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을 꾀해 재도약 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김 대통령은 아시아국가의 경제위기는 기업과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한국은 국민의 정부 출범이후 정경유착이나 관치금융 등으로 인한
도덕적 해이를 조장했던 권위주의 체제를 극복, 새롭게 출발했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이를 바탕으로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김대통령은 연설에서 외국인 주식투자한도를 폐지하고 국내기업에 대한
공격적 기업인수합병(M&A)을 허용하는 등의 투자환경개선 내용을 설명하는데
주력했다.

외국인들의 직접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지역을 지정하여
세제감면 등의 혜택을 주는 등 인센티브 내용도 소개했다.

<>.김 대통령은 미국방문 이틀째인 8일 오전 "지방선거에서 여당입장이
안정돼 정치적으로도 자신이 생겼다"며 "귀국후 실업대책과 금융 및 기업
개혁, 중소기업 활성화 대책 마련에 진력하겠다"고 다짐.

김 대통령은 이날 뉴욕인근 뉴저지주의 한 음식점에서 현지 동포를 위한
리셉션에서 이같이 말하고 우리나라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해외동포들이
적극 노력해줄 것을 당부.

김 대통령은 "주식 한 주 없는 정부가 은행장을 임명하는 것은 상법 위반"
이라며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 발전시키는 것은 기본을 바로 잡는 것"
이라고 설명.

김 대통령은 이어 세계 3대 박물관중 하나인 메트로폴리탄 박물관내
한국전시실 개관식에 참석, "한.미 양국은 정치.군사.경제적으로 어느 나라
보다 가까운 관계에 있다"며 "이제 문화적인 관계를 그에 못지 않게 긴밀히
할 시기가 찾아왔다"고 강조.

김 대통령은 또 "한국은 이미 "아시아에서는 민주주의가 어울리지 않는다"
는 편견을 깨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동전의 양면같이, 또 수레의 양바퀴
같이 서로 분리될 수 없다는 신념아래 경제적 개혁에 전념하고 있다"고 소개.

이에앞서 김 대통령은 일요일을 맞아 성 패트릭성당 미사에 참석한뒤 존
오코너 추기경과 환담.

김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대화와 교류를 통해 북한의 개방을
유도할 것"이라면서 "이같은 햇볕정책의 필수 전제조건은 한.미간의 굳건한
안보공조체제와 긴밀한 상호협의"라고 강조.

오코너 추기경은 "김 대통령이 오랜 인내끝에 결국 대통령이 되었듯이
대북관계에서도 서로 인내가 필요하다"고 언급.

< 워싱턴=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