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구조조정의 모범생"으로 불린다.

두산은 "나한테 걸레면 남한테도 걸레"라는 유행어와 함께 "구조조정은
이렇게 하는 것"이라는 모델을 제시했다.

두산의 성공요인으로는 크게 세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선 일찌감치 구조조정에 착수했다는 점이다.

두산이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지난 95년말.

이듬해인 96년 8월 창업1백주년을 앞두고 "다가올 또 다른 1백년의 청사진을
마련하자"는 뜻에서 국내 대기업중 가장 먼저 구조조정의 불을 댕겼다.

물론 당시 그룹의 주력인 OB맥주가 자본잠식 상태에 이를 정도로 그룹의
사정이 악화된 탓도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위기상황에서 머뭇거리지 않고 발빠르게 환경에 적응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 성공의 또 다른 비결은 "돈되는 것을 팔았다"는 점.

두산은 1단계 구조조정 과정에서 그룹 경영의 양대축을 정리했다.

OB맥주 영등포 공장을 매각하고 음료사업(옛 두산음료)영업권은 미국
코카콜라에 넘겼다.

또 한국3M, 한국네슬레 등 수익성 높은 회사에 갖고 있던 지분도 합작선에
넘기는 등 "독하게"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두산의 구조조정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은 구조조정이 "지속적인 경영체질
개선과정"이라는 점을 임직원에게 일깨워 줬다는 점이다.

박용오 두산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구조조정은 위기를 지나가기 위한
일회성 작업으로 보는 경향이 많지만 진정한 구조조정은 지속적인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두산은 이같은 원칙아래 지난 3월부터 현 23개 계열사를 4개로 통폐합하는
2단계 구조조정에 본격 착수했다.

<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