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스포츠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이 ISL이다.

독일 스포츠용품 업체인 아디다스와 일본 최대의 광고회사인 덴츠가 합작
설립한 회사다.

ISL은 지구촌의 양대 스포츠이벤트인 올림픽과 월드컵의 마케팅을 전담하고
있다.

월드컵에 마케팅 개념이 처음 적용된 것은 78년 아르헨티나 대회에서부터다.

대회의 마케팅대행사는 영국 BBC방송의 아나운서 피터 웨스트가 설립한
웨스트나리사였다.

이 회사는 경기장내 펜스광고를 판매하며 월드컵 상업화의 길을 열었다.

FIFA와 아디다스의 홀스트 다스러 회장은 이후 월드컵이 지닌 엄청난 상업적
가치에 눈을 뜨게 된다.

FIFA는 82년 스페인 대회부터 각 지역 조직위원회가 갖고 있던 스폰서십
판매권을 회수하고 자금력과 조직력을 갖춘 회사를 선정, 마케팅을 전담케
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ISL이다.

월드컵은 4년마다 한번씩 열린다.

중요한 국제 축구대회 역시 이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ISL은 여기에 착안, 4년을 1주기로 하여 월드컵마케팅의 기본 골격을
이루는 "인터사커-4" 프로그램을 내놓게 된다.

월드컵 52경기, 유럽선수권대회 15경기, 유럽의 양대 대회인 챔피언컵과
위너스컵 8경기 등 총 75개 경기에 대한 스폰서십을 패키지로 판매한 것이다.

스폰서에게는 공식후원사라는 명칭과 함께 대회휘장 심벌마크 등을 상업적
으로 이용하며 경기장내 펜스를 광고판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졌다.

ISL은 스폰서들의 홍보효과를 높이기 위해 대회기간중에는 펜스는 물론
소모품까지 공식후원사의 명칭을 사용하도록 규제했다.

이후 세계적인 기업들이 공식스폰서로 참여하며 후원금의 규모도 점점
커져갔다.

98년 프랑스월드컵의 경우 전세계적인 권리를 인정받는 월드와이드 파트너십
가격은 2천만달러 수준이었다.

등급이 조금 떨어지는 서플라이어(물품공급업체)는 8백만~1천2백만달러,
프로덕트&서비스 공급업체도 1백70만~2백만달러 가량의 비용이 들어간다.

특정국가 안에서만 권리가 인정되는 로컬스폰서의 경우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이번 대회의 경우 한국내 로컬스폰서십엔 1만~2만달러의 투자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컵마케팅은 이같은 스폰서십 판매만 있는게 아니다.

TV의 경기중계권 경기장입장권 캐릭터상품 등 아이디어를 내기에 따라
적용범위가 무한대로 넓어진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축구용품을 비롯 캐릭터상품 심지어 공식 월드컵 콘돔
까지 각종 라이선스상품의 시장규모는 13억달러(1조8천2백억원)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월드컵은 전세계 수십억명의 인구가 관심을 갖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이므로 기업들에도 좋은 홍보매체가 될 수 있다"며 "지구촌이 하나로
연결되고 미디어가 발달할수록 스포츠마케팅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했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