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소망하는 이상세계와 인간이 만들어가는 역사세계는 일치하지
않는다.

유토피아는 관념적.도덕적 관점에서 보면 바람직한 곳이다.

그러나 역사적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공허한 것이다.

그런데도 유토피아가 공허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한편으로 현실성과
사실성을 반영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유토피아는 초월적이면서 현실적이고,허구적이면서 사실적이다.

허구와 사실의 결합이며 현재와 미래의 대화이다.

유토피아 작품 가운데는 현실 사회를 모델로 한 것이 많다.

플라톤의 "이상국가론"은 스파르타를 본보기로 했다.

해링턴의 "오세아나"는 베니스공화국을 모형으로 했다.

모어의 "유토피아",캄파넬라의 "태양의 도시", 안드레애의
"크리스트교나라"는 중세 수도원의 생활과 이념을 반영하고 있다.

유토피아 작품은 현실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베이컨의 "신아틀란티스"는 영국 "왕립학회" 창설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해링턴의 "오세아나"는 크롬웰시대에 해링턴당의 결성을 가져왔고 미국
펜실베니아와 캐롤라이나 헌법의 기초가 됐다.

카베의 "이카리아 여행기"와 스키너의 "웰덴 투"는 각각 이카리아
공동체와 웰덴 공동체의 건설을 가져왔다.

이처럼 유토피아는 현실과 유리돼 있는 것이 아니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유토피아의 가장 중요한 효용은 비판정신과 개혁사상이다.

유토피아가 추구하는 완전사회는 마땅히 있어야할 당위의 세계이며
규범의 세계다.

이점에서 유토피아는 현실판단의 기준이 되며 현실비판의 준거도 된다.

때문에 유토피아는 비판이라는 부정 원리와 규범 제시라는 긍정 원리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부정의 원리는 현실의 부조리를 고발, 개혁사상을 고취시킨다.

긍정의 원리는 인간의 이상과 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진보를
촉진시킨다.

부정과 긍정의 원리야말로 유토피아주의의 특성이다.

유토피아는 현실에 대한 불만의 산물이다.

동시에 현실의 조건으로부터 벗어나려는 해방정신의 발로다.

유토피아는 개인과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 시대의 유토피아가 다른 시대의 "디스토피아"가 될 수도 있다.

역사적으로 유토피아는 불안과 위기의 시대, 격동하는 전환기일수록
활발히 논의돼왔다.

"불확정의 시대" "혼돈의 시대"로 불리는 오늘날이야말로 새로운 가치관과
세계관을 제시해줄 수 있는 유토피아가 절실히 필요한 시기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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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인간의 유토피아적 추구 원인을 규명하고 이상세계와 현실세계가 일치할
가능성에 대해 자신의 경험과 관련해 논하시오.

< 자료및 첨삭문의:노환기/한국논리.논술협회장(02-3453-3133)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