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시장을 주름잡아왔던 스포츠 스타들이 최근들어 괄시를 받기 시작
했다.

스포츠 시장분위기는 예전 그대로지만 유명선수의 지명도를 활용한 기법이
크게 퇴조하고 있는 것.

나이키 리복 휠라등 스포츠브랜드들은 아시아 경제위기로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자 유명선수와의 광고계약을 줄이는 등 투자삭감에 나섰다.

매출감소 등 영업부진만이 원인인 것은 아니다.

스타를 이용한 마케팅이 이미 흔해진데다 평판이 나쁜 스타는 소비자들로
부터 오히려 반감을 불러 일으킬수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로 부각됐다.

이 때문에 유명선수에 의존하는 마케팅은 생명력을 다하지 않았느냐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나이키 리복 휠라 컨버스 등 세계적인 스포츠브랜드들은 아시아시장의 몰락
으로 지난 1.4분기 매출이 일제히 큰 폭으로 감소했다.

매출이 12%나 떨어진 리복도 결단을 내리지 않을수 없었다.

리복은 계약 관계에 있던 70명의 미프로농구 NBA선수중 50명을 잘라내고
20명만 쓰기로 했다.

특히 NBA스타 샤킬 오닐을 더 이상 광고에 쓰지 않기로 했다.

오닐의 인기는 여전히 최고를 달리고 있지만 정작 그가 선전하는 농구화는
제대로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휠라 역시 미식축구에 이미지를 연결시켜 왔던 마케팅 작업을 중단했고
나이키도 사이클과 카레이스 경기를 중심으로 구성해 왔던 광고전략을
중단할 계획이다.

휠라아메리카의 호위 버치 광고담당 이사는 "스타들의 비도덕적인 행위로
소비자들의 불신과 반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스포츠계에선 폭행 마약소지 등으로 체포된 선수들의 광고문제를
두고 큰 논란이 일었었다.

"돈" 때문에 광고에 출연한게 아니라 제품이 좋아서 실제로 애용하고 있다는
스타들의 얘기도 몇몇 사례에서 거짓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대표적인 마라토너인 제리 로슨은 지난해 시카고 마라톤에서 미국
타이기록을 세워 보너스를 받을 자격이 있다며 계약사인 나이키에 10만달러
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 요구가 거절당하자 즉시 다른 스포츠브랜드로 계약사를 바꿔
버렸다.

필 나이트 나이키사장이 지난 1월에 열린 스포츠 마케팅회의에서 "직원
1명을 해고하기 보다 유명선수와의 계약을 끝내는게 더 나을수 있다"고 말한
것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 장규호 기자 ghch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