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빅뱅을 계기로 일본 금융기관들 간에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른바 "메이저"와 "마이너"가 확연히 구분되고 있다.

일본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는 최근호에서 일본내 금융기관들의 신뢰도와
경쟁력 순위를 조사한 결과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우위가 확연히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6백73개 상장기업의 재무담당임원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우선 은행 업계에서는 도쿄-미쓰비시은행이 신뢰도, 정보력, 경영능력,
성장성 등 모든 면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도쿄-미쓰비시은행은 이로써 다이아몬드지의 8년째 조사에서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도쿄-미쓰비시는 증권 보험등을 포함한 금융기관 종합순위에서도 수위를
차지했다.

일본 코교은행과 스미토모 은행은 신뢰도, 경영능력 등에서 상대적인
강점을 지닌 것으로 나타나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다이아몬드는 이번 조사 결과 "도쿄-미쓰비시는 금융빅뱅을 계기로 오히려
신뢰도가 예년보다 높게 나타났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은행들은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작년까지 최상위권을 유지했던 사쿠라은행과 다이이치간쿄,
후지은행등은 과다한 부실채권 등으로 순위가 급격히 하락했다.

이는 금융시스템 불안을 반영한 것으로 안정성있는 소수 "메이저"은행들의
경쟁력은 갈수록 높아가는 반면 그렇지 못한 은행들은 급속히 떨어지는
이른바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이 잡지는 분석했다.

증권분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안정성과 신뢰도등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인 노무라증권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증권사들에 대한 기업인들의 평가점수는 하락세를 보였다.

이를 반영하듯 올들어 기관투자가들의 위탁매매는 노무라 1개사에만
집중적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외국계 금융기관이 신뢰도,상품운용능력, 정보력
등을 무기로 일본 금융기관을 제치고 대거 상위권에 진입했다.

특히 미국 시티뱅크와 메릴린치, 모건 스탠리, 골드만 삭스등은 안정성과
뛰어난 상품운용력을 바탕으로 종합순위 10위권에 랭크됐다.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지난해의 경우 40위권 밖에 머물렀었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