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탁 <경총 노동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우리기업들은 일단 제도를 도입해 놓고 문제가 있으면 그때 가서
개선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렇게하면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연봉제도 마찬가지다.

사전에 철저한 준비와 검토작업을 거쳐야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나갈
수 있다.

첫째, 연봉제를 도입하고자 할 때는 뚜렷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

기업이 처해 있는 환경이나 회사의 경영방침 임금관리정책 조직문화등을
보다 신중하게 검토한 뒤 도입하는게 바람직하다.

인건비를 줄일 목적으로 도입하는 기업이 많으나 여기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면 오히려 종업원들의 능력발휘를 저해하고 조직에 대한 충성심을
약화시켜 바람직스럽지 못한 결과를 초해할 수 있다.

어디까지나 동기부여에 일차적인 목적을 두어야한다.

둘째, 연봉제는 모든 사원들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연봉제의 형태와 도입목적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다.

일반적으로 연봉제의 적용기준은 개인별로 업무상의 역할과 책임이
분명하고 업무상의 역할과 책임이 비교적 큰 직종이어야 한다.

또 개인별로 업무상 실적을 분명히 파악할 수 있고 능력을 활용할수 있는
단계에 있으며 시간관리 대상에서 제외되는 직급이어야 한다.

이러한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연봉제는 관리직 전문기술직 영업직등에
적합하다.

일반사무직이나 생산직 사원에게는 부적합하다.

셋째, 연봉제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합리적이고 투명한 평가로
귀결된다.

어쩌면 평가가 연봉제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의 성과를 임금인상에 연계시켜 동기를 부여하고 조직의 성과를
높이려는 제도이기 때문에 개별구성원들의 성과에 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조직이 연봉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개인이나 집단의 성과를 정확하고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넷째, 우리나라의 문화적 적합성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동양사회의 연공주의 문화와 집단주의 문화가 서구사회의 성과주의 문화
및 개인주의 문화를 어떻게 접목시켜 갈 것인가가 연봉제의 성공적 정착에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를 비롯한 동양의 경영문화는 집단주의적 요소가
강하다.

따라서 개인단위의 생산성뿐만이 아니라 조직단위의 생산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있는 한국적인 동기유발 모델을 정착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다섯째, 연봉제 도입에 있어서 급격한 변화보다는 도입기 -> 성숙기 ->
정착기로 나누어 완만한 변화가 나타나도록 구성원의 의식이나 평가의
성숙도 등을 고려하여 기업의 특성에 맞게 점진적으로 접근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봉제니까 처음부터 개인간 연봉격차를 크게 해서 실적주의를
뿌리내리겠다는 이상적인 생각은 버려야 한다.

미국의 경우 연봉인상률이 매우 큰 것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식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미국기업의 조사결과를 보면 최저 2%에서 최고 12%정도의 분포를 나타내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