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증권과 유력 은행인 고교은행이 금융빅뱅에
대응, 경쟁력 강화를 위해 2개의 금융자회사를 공동설립하는 전격적인 제휴
관계를 구축했다.

일본에서 주요 증권사와 은행이 제휴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를 계기로
타업종간 전략적 제휴가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은 13일 양사가 올해말까지 공동출자형태로
파생금융상품분야와 개인 자산운용분야에서 2개의 회사를 별도로 설립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첨단금융분야에서는 파생금융상품등의 금융신상품과 신투자기술 등을 제공
하는 "IBJ노무라파이낸셜프로덕트(가칭)"를 공동출자형태로 설립한다.

자본금규모는 수백억엔대이며 종업원의 수는 1백여명이다.

개인자산운용분야에는 수신, 확정갹출형 연금, 재형저축 등을 관리하고
일대일 고객대응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무라IBJ인베스트먼트서비스(가칭)"를
설립할 방침이다.

자본금 규모는 1억엔대로 출발하지만 향후 일본생명보험사 등에도 출자를
요청할 예정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양사의 제휴는 상호 전문분야의 노하우를 공유함으로써
빅뱅이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1천2백조엔대의 개인금융자산의
획득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했다.

노무라증권과 고교은행은 그동안 국내외 기채 등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라이벌 관계였다.

그러나 고교은행은 최근 주력상품인 금융채의 판매실적이 저조한데다
시중은행과 비교할때 점포수가 적어 개인고객을 유치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증권사 랭킹 1위인 노무라증권도 일련의 금융비리사건에 연루돼 사채발행
주간사에서 제외되는 등 기존업무를 개선할 필요성이 컸다.

여기에 최근 외국계 증권사들이 일본 금융시장의 진입장벽이 허물어지면서
물밀듯이 밀려들어오고 있어 경영환경이 급격히 악화됐다.

좋은 예로 메릴린치는 "벗꽃작전"으로 유명한 M&A 전략을 구사하며
야마이치증권사를 손에 넣으며 일본시장에서의 영업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여기에 모건스탠리딘위터와 골드만삭스, 살로만브라더스 등도 사업확장을
위해 노무라증권으로부터 전문인력을 대거 유출해 가며 영업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일본 금융사들은 이들 외국계 금융업계에 비해 개인운영자산및
파생금융상품 등의 분야에서 기술력이 뒤쳐저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위기감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와함께 최근 미국 시티코프사가 살로먼브라더스를 거느리고
있는 트래블러스와 합병하는 등 미국과 유럽에서는 은행 증권 보험간의
장벽을 초월한 M&A(인수합병)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도 이들의
제휴에 압박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고교은행은 이날 노무라증권의 미국내 현지법인으로부터 지분 50%를
인수키로 해 앞으로 양사가 2개분야뿐 아니라 영업분야에서 전면적으로
제휴할 가능성도 커졌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kimk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