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창계전홍목단
만래유유양지잔
명조풍기응취진
야석쇠홍파화간

어찌할거나 섬돌 앞의 붉은 모란꽃/해질녘 가까스로 두 가지 남았구나/
내일 아침 바람 일면 그마저 지고 말 것/이밤을 시드는 꽃 아쉬워 불
밝히고 들여다 본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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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백거이의 "석모란화" 2수 가운데 그 첫 수이다.

IMF체제하에 산업이 위축되고 한동안 호황을 누리던 화훼단지도 그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곱고 향기로운 꽃을 사랑하는 것은 인간심성의 선한 단면이라 할 수 있다.

환란 부도 도산 해고...

갖가지 어려움이 일시에 우리 앞에 몰아닥쳤다.

우리들 모두의 마음도 꽁꽁 얼어붙을 지경이다.

잠시 숨을 고르자.

우리들을 위하여 피고지는 꽃들에 잠시 눈을 돌리자.

이병한 < 서울대 교수. 중문학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