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주재 경제대책 조정회의에서 실업보다 구조조정에 우선순위를
둬 경제정책을 펴나가기로 결정한 것은 따지고보면 새삼스러운 감도
없지않다.

실업이 늘어나는 등 고통을 수반하더라도 금융과 기업구조를 조정하지
않으면 안된다는데 국민적인 인식이 모아졌고, 그래서 노사정합의를 거친
정리해고 제도화 등이 가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런 느낌이 든다.

그럼에도 지금 이 시점에서 경제대책조정회의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를 받는 형식으로 정책의 우선순위를 다시한번 점검하는 모양을 갖춘
까닭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말해 목표했던대로 구조조정작업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고,
그래서 금융시장불안이 다시 빚어지는 등 걱정스러운 국면이기 때문에
그랬다고 봐야한다.

주가는 연중 최저수준으로 떨어지고 환율은 다시 오름세인게 지난주
후반이후의 금융시장상황이다.

1년후 원화선물환율은 1천6백원대로 치솟기도 했다.

답보상태인 구조조정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인식이 개선되지 못한데다
근로자의 날 과격시위, 인도네시아 사태악화 등 대내외적인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우리는 구조조정이 계속 늦어져온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우선 국민들의 위기극복의지, 함께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각오가 벌써
퇴색되는듯한 느낌이 없지 않다는 점이다.

노사관계불안도 그런 측면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정책도 혼란스러운 감이 없지 않았다.

구조조정을 주장하면서 실업을 늘리지 말라고 요구하는 양상이기도 했다.

정리해고를 제도화했지만 지방선거전까지는 감원을 못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는 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정책우선순위를 분명히 한 이상 그 실천의지를 확고히 해야한다.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는 조치를 지양하고 인기가 없더라도 조속한
구조조정을 통해 장기적으로 평가받겠다는 자세를 분명히 해야한다.

실업대책도 분수에 넘는 사회안전망 확대보다 사회간접자본(SOC)투자쪽으로
중점을 두는 것이 옳다.

구조조정의 핵심적 문제는 역시 돈이다.

금융구조조정을 위해 30조~40조원의 돈이 필요하다는게 연구기관들의
분석이다.

또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해나가야할 금융구조조정에 필요한 자금은 상당부분
재정에서 부담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다.

예금자보호를 위한 부실금융기관 예금대지급 등이 그것이다.

바로 그런 점에서 정부는 구조조정을 위한 자금계획을 빨리 성안할 필요가
있다.

일시적이나마 적자재정을 짜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고 공기업매각 등도
서둘러야 한다고 본다.

IMF시대에 걸맞게 정부 금융기관 기업 근로자가 모두 기존 관념의 틀을
벗어나는 것이 긴요하다.

바로 그래야 구조조정이 가능한데, 그렇지못했기 때문에 제2 외환위기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는걸 알아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