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가 주어지더라도 다시는 경제부처로 가지 않겠다"

얼마전 노동부의 한 고위관계자가 사석에서 기자에게 던진 말이다.

그의 말뜻은 경제부처가 싫어서가 아니다.

예산타령만 하며 노동부의 실업대책에 어깃장을 서는데 대한 강한 불만의
표출이다.

그는 사회 정치 경제적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실업문제를 경제문제로만
봐서는 해결될수 없다고 주장한다.

사실 대다수의 정부부처들은 경제논리만으로 실업해법을 찾으려는 인상이
짙다.

최근 재경부와 국세청 등이 "정부가 검은돈에 지급보증할 수 없다"며
실직자에 대한 국가지급보증을 거절한 것이 단적인 예다.

그러나 이러한 자세는 날로 심각해지는 실업문제를 꼬이게 할수도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리해고도 IMF 위기극복을 위한 기업들의 자구책의
일환이다.

정리해고제는 지난 2월 경제난극복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국민적 여망에
부응키 위해 노조도 합의해 주었다.

이같은 결정에는 "20%를 잘라내면 살아남은 80%가 다시 20%를 살린다"는
여론이 뒷받침됐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크게 변했다.

노/사/정 합의정신은 퇴색일로에 있다.

경영자는 정리해고의 불가피성만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노조도 여차하면 판을 깨겠다고 벼르고 있다.

노사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조직화된 실업자가 거리에서 구호를 외치는 장면은 더 이상 남의
나라 모습이 아니다.

실업문제는 이제 단순한 경제문제가 아니다.

범정부차원에서 풀어야할 사회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김광현 < 사회1부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