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당 박찬종 고문이 96년 1월 신한국당 입당후 지난해 대선까지의
정치 역정을 담은 자서전 "박찬종 일지 독불장군에게 미래는 없다"를 발간,
그동안 있었던 몇가지 "사건"의 전말을 비교적 소상히 밝혔다.

박고문은 자서전에서 신한국당 입당과 관련, 김영삼 전대통령이 지난 96년
4.11총선을 2개월여 앞둔 1월말께 전화를 걸어와 수도권 선대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간곡히 부탁, 고민을 거듭하다 수락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전대통령은 그때 이회창 현 한나라당 명예총재의 전국선대위원장직 임명
사실을 알리며 "그러니까 쌍두마차야, 쌍두마차"라고 했다는 것.

박 고문은 당시 "이회창씨가 내 위에 갓을 쓰고 올라서는구나"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회고하고 있다.

또 지난해 대통령후보 경선을 앞두고 이한동 고문이 청와대에 갔다온후
대표 기용설이 나돌자 이 명예총재가 제동을 걸어 무산됐다는 것이 박고문의
설명이다.

그 와중에서 최형우 고문은 3월3일 하얏트호텔에서 박고문과 만나 "박고문
날 좀 도와줘. 대표 한번 해야 되겠어. 내가 대표가 되면 후보 경선에
안나간다고 선언할꺼야"라며 도움을 청한 일도 있다고 밝혔다.

박고문은 3월15일 이 명예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김 대통령을 협박해서
(대표직을) 먹은 거지"라고 꼬집었으나 이 명예총재는 "그런 일 없다"고
투박하게 되받는 등 두사람의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됐다고 회고했다.

박고문은 또 지난 대선때 <>두 아들의 2년2개월 공익 근무 <>국가부도사태
에 대한 일부 책임 인정 <>이인제씨의 탈당에 대한 원인제공 책임 인정 등을
요구했으나 이 명예총재가 두번째 항목을 아예 삭제하자고 해 한나라당을
탈당했다고 해명했다.

박고문은 그러나 "정치인 이회창에 대한 평가는 처한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30여년동안 그에 대해 갖고 있던 선의와 후배로서 그를 향한
인정은 어떤 경우에도 변함이 없다"며 두사람간의 관계를 ''소중히 다루어야할
인연''으로 표현했다.

<김삼규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