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 시장을 선점하라"

향후 3천억달러대로 예상되는 디지털TV시장을 둘러싸고 관련 가전업계간에
시장장악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오는11월1일이면 첫 디지털TV방송이 시작된다.

기존 아날로그방송 대신 고품질을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TV방송이 전파를
타는 것이다.

이 방송은 오는2006년이면 아날로그 방송을 완전 대체하게 된다.

쉽게 말해 2006년이 되면 기존 TV수상기로는 더이상 TV프로그램을 볼 수
없게 된다는 말이다.

침체기에 빠져 있는 전세계 가전업체들이 디지털TV시장을
"신 앨도라도"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미국에서만 2006년까지 약2억5천만대(1억2천5백만달러)이상의 디지털TV
수상기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다.

디지털TV에서 방영되는 프로그램 제작이나 케이블사업, 디지털TV운영에
필요한 각종 소프트웨어시장등을 합하면 약3천억달러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가전메이커들은 이 시장에도 군침을 흘리고 있다.

컴퓨터업계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큰 시장을 그냥 두고 볼리 없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로 대표되는 컴퓨터업계도 PC에서 고품질TV수신
기능을 갖는 새 제품개발에 나서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디지털TV시장에는 가전업체 뿐아니라 컴퓨터업체들도
가세해 유례없는 시장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TV메이커들중에는 현재 샤프, 소니, 파이오니아(일본)등과 제니스,
톰슨전자(미국)등 10여개 업체가 참여,사활을 건 경쟁을 선언했다.

한국의 삼성도 여기에 뛰어들어 있다.

최근 톰슨은 61인치형을, 제니스는 64인치형을 각각 발표했다.

이외에도 소니와 파이오니아등은 11월이전에 이미 발표된 제품과는 다른
획기적인 성능의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신제품발표와 함께 디지털방송 시청지역도 점차 확대된다.

올해는 달라스등 4개지역에서만 볼 수 있지만 내년말께면 미국 전체의
절반지역이 가시청권역에 든다.

2002년 5월까지는 전역에서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디지털TV의 가격.현재 메이커들의 내놓은 가격은 평균
대당 7천달러에서 1만2천달러다.

일부 평판스크린형은 2만5천달러를 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유에스뉴스&리포트지는 "자녀의 대학등록금을 털어야 TV한대를
살 정도"라며 값이 너무 비싸다고 문제삼고 있다.

메이커들은 그러나 미국경제가 호황기라는 점을 들어 시장성을 확신하고
있다.

주머니가 두둑해 판매는 문제없을 거라는 얘기다.

또 고음질과 고화상뿐 아니라 쌍방향통신등 여러 부가기능을 가진
디지털TV가 일단 선보이기만 하면 급속히 기존TV시장을 대체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TV시장이 "먹을것 많은 잔치상"인 것은 확실한 것 같다.

< 박수진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