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를 섬유산업의 메카로 만들자"

세계 최대의 직물산지인 대구를 패션 디자인 무역 정보기능을 동시에 갖춘
세계적인 섬유 패션도시로 발전시키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달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시도지사간담회에서 대구의
섬유단지화가 언급된 이후 산업자원부와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잇따라 대구를
방문, 현황 파악에 나서면서 빠른 속도로 구체화되고 있다.

유재선 한국섬유개발연구원장은 이와관련, "대구를 섬유단지로 만들려는
것은 현재 이지역에 섬유업체들이 밀집해있어 이태리 밀라노처럼 세계적인
섬유패션도시로 조성하기가 용이하기때문"이라고 밝혔다.

대구의 섬유업체수는 2천5백여개로 이지역 제조업체의 35.3%를 차지하는
주종산업이다.

또 지난해 46억달러를 수출해 지역 수출규모중 76.9%를 차지했다.

그러나 유사제품의 대량생산으로 인해 덤핑 수출이 난무하는등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올들어 수출은 늘었으나 환율상승으로 달러기준으로는 전년대비
20%정도 줄어드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섬유단지화를 추진하는 이유도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해보자는데 있다.

업계는 섬유단지화를 통한 다품종 소량생산의 기술집약적인 형태로
섬유산업을 전환시킬 경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시킬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함정웅 염색공단 이사장은 "섬유산업은 수출액에서 반도체와 맞먹고 있으나
정부의 연구개발비 지원은 형편없는 실정"며 "앞으로 정부의 지원아래
섬유패션단지가 조성된다면 상당한 경쟁력을 갖출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섬유패션단지화를 추진중인 대구시는 업계와 각 단체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최종 계획안을 마련중이다.

대구시는 우선 이지역을 섬유패션특구로 지정해 섬유관련 업계와 무역
사무소의 이전을 촉진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섬유디자인에 대한 보호장치를 마련,신제품개발을 촉진하고 중소기업
중심으로 쿼타배정 방법을 변경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서울에서만 개최되고 있는 소재전시회와 섬유패션대전 등의 섬유관련
이벤트를 대구에서 개최하는 것도 주요 내용중 하나이다.

인프라 구축 방안으로는 서변동일대 3만평규모의 섬유박물관건립과
유통단지내에 2천평규모의 대구패션센터 건립, 섬유리소스센터, 염색디자인
실용화센터, 니트시제품가공시설, 패션유통센터, 첨단아파트형 봉제산업단지
조성 등이 포함돼 있다.

중소기업의 시제품생산지원과 원가절감이 사업 목표다.

고급기능인력 양성을 위해 섬유기능대학과 섬유기술대학을 합쳐 정규과정의
대구섬유패션대학을 설치하고 무역및 금융기능 강화를 위해 중소기업상설
전시판매장과 무역회관 건립에 대한 국비지원 확대도 요청할 계획이다.

이진무 정무부시장은 "대구를 밀라노와 같이 발전시키려면 직물 염색가공
단계를 뛰어넘어 무역, 금융, 유통, 마케팅 등 일관체제 수립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 대구=신경원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