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과 야후는 어디가 더 셀까.

인텔은 세계 최대의 반도체칩 메이커다.

세계PC시장을 들었다 놓았다하는 파워가 있다.

반면 야후는 달랑 인터넷 검색서비스 하나만 제공하는 회사다.

인텔의 올 1.4분기 주당 순이익은 76센트.

야후는 8센트에 불과하다.

겉으로 보면 게임이 안된다.

그러나 막상 두 회사를 저울에 올려놓으면 야후쪽으로 기운다.

주가가 이를 증명한다.

야후 주식가격은 최근들어 1백20달러를 향해 치닫고 있다.

작년 초만해도 20달러선이었다.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인텔은 작년 8월 주당 1백달러를 웃돌던 것이 70달러선으로 내려앉아
있다.

야후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인터넷 관련업체 주가가 폭발적으로 오르고 있다.

인터넷서점으로 유명한 아마존은 연초보다 20%나 주가가 올랐다.

가히 인터넷 장세라고 할 수 있다.

놀라운 것은 주가가 오르는 이들 업체 대부분이 적자상태라는 점이다.

돈을 벌지 못하는데도 주식값은 뜨고 있는 것이다.

물론 미래가치를 반영한 때문이다.

차세대 인터넷은 이들 업체의 사업영역을 무한히 확장시켜줄 것이 분명하다.

"나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단순한 소프트웨어업체로 보지 않는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경계하고 있다"는 데이비드 쿼터 뱅크아메리카 회장의 말은
이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차세대 인터넷이 실용화될 경우 기존 금융시스템은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점을 암시하고 있는 것.

인터넷은 이미 우리 삶 자체를 바꿔 놓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미국의 인터넷 사용자가 1백일마다 2배로 늘어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인터넷에 이름을 올려놓은 사람수도 1백30만명으로 4년전(2만6천명)에
비해 5천%나 증가했다.

차세대 인터넷이 주목받는 이유도 인터넷이 가지고 있는 바로 이같은
파괴력 때문이다.

차세대 인터넷이 현실화될 경우 인터넷으로 전달되는 정보는 가히 상상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가 하나의 쇼핑몰이 될 수도 있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나타난다는 얘기다.

인터넷업체들의 주가는 바로 이런 세상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 조주현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