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말 미국과 일본의 공조로 나타난 엔화가치 반등이 얼마나 지속될
지가 국제금융계의 최대 관심사다.

이대로만 간다면 우리나라 원화의 환율도 급속히 안정을 되찾게 된다.

하지만 대세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당분간은 모르지만 미국과 일본의 경기가 극심한 대조를 보이는 한 달러
강세의 큰 줄기를 꺾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미국과 일본의 금융가는 엔.달러 환율을 어떻게 전망하는지를 현지전문가
들의 분석을 통해 짚어 보았다.

아무래도 이번주에 열리는 선진7개국 및 22개국회담 등이 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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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시각 ]]

미국과 일본은행의 외환시장 공조개입으로 엔화가치가 급등하면서 엔.달러
환율의 향방이 주목되고 있다.

일본정부가 발표한 경기부양책이 과연 효과를 낼 것인가, 미국과 일본의
공조는 견고한 것인가하는 게 관심사다.

결론부터 말하면 단기적으로는 몰라도 장기적으로 엔화강세를 끌고가기는
어렵다는 게 일본 금융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일단 일본은행의 국내외 외환시장개입이 엔화환율회복에 전기를 마련했다는
데는 이견이 많지 않다.

도시은행의 한 딜러는 "이번 개입은 달러당 1백25~1백26엔대까지
엔화환율을 회복시키겠다는 당국의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시장관계자들도 "G7회의를 목전에 두고서 이뤄진 효과적이면서도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외환시장개입으로 달러당 엔화환율이 1백30엔대에서 탈출,
일단 1백20엔대 후반을 유지할 수 있는 분위기는 만들어졌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조가 장기적으로도 지속될 것인가에 대해선 대부분이
의문을 단다.

일본은행 단독개입의 효과가 크지않은데다 기본적으로 일본경제의
펀더멘틀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다.

미국의 공조도 단단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우지하라 일본생명보험 국제투자부장은 "미국은 경기호조를 지속하고
일본에서는 침체가 계속되는 구조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이번 경기부양책은 상황을 바꾸는데는 역부족이다.

엔화약세기조는 피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경기대책이 약하기도 하지만 미국과 일본의 경제상황이 워낙 대조적이어서
환율의 흐름이 달라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본은행의 개입효과도 한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체이스맨해튼 도쿄지점의 마사키 실장은 "일본은행이 개입했지만 이것은
엔화를 강세로 돌리겠다는 뜻 보다는 더이상의 절하를 막자는 정도"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과연 시장공동개입을 지속할 것인가도 의문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증시가 활황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하면 대규모의
달러표시 자산매각을 불러올 수 있는 환경을 미국이 바라겠느냐"고 반문한다.

미쓰비시신탁은행의 우에하라 자금운용부장은 미국은 자본시장의 동요를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G7회의 결과에 따라서는 엔화약세가 다시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일부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대장성은 "엔화가 지나치게 떨어지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필요하면 언제라도 엔화매입 달러매각에 개입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대세는 이미 굳어진 것 같다.

이번주에 열리는 G7회의 결과만을 지켜보는 게 일본의 금융계다.

<도쿄=김경식 특파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