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의 고비는 넘겼다"

인도네시아와 IMF가 경제개혁 프로그램 수정협상을 타결했다는 소식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이다.

이번 협상에서 인도네시아와 IMF는 지난 1월에 합의했던 50개 항목의 개혁
프로그램 일정과 범위를 일부 조정했다.

이와함께 양측은 개혁 프로그램의 내용에 민간부문 외채의 만기연장문제와
빈민구호대책을 새로 포함시켰다.

이중 빈민구호문제와 관련해서는 기본 식료품에 대한 수입보조금 정책을
오는 10월을 시한으로 당분간 유지키로 했다.

IMF측이 그간의 재정긴축 요구를 일부 양보한 셈이다.

대신 인도네시아는 모든 독점사업 중단과 공기업 민영화 등을 약속했다.

이런 협상결과를 볼 때 인도네시아측으로서는 당초 재협상을 요구했던
목적을 어느정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또 IMF로서도 인도네시아로 하여금 경제개혁 프로그램을 지속케 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협상타결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우선 이번에 합의된 내용을 인도네시아가 충실히 이행할지에 대해 국제
금융기관들은 아직 확신을 못하는 분위기다.

스탠리 피셔 IMF 부총재도 이날 도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인도네시아
정부의 약속에 의문의 여지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 새로 포함된 민간부문 외채협상이 순조롭게 타결될 지도 중요한 관건
이다.

인도네시아와 IMF는 7백억달러로 추정되는 민간부문의 외채만기 연장을
위해 오는 15일 뉴욕에서 채권금융단과 협상을 갖기로 했다.

기난자르 경제조정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멕시코 외환위기때 적용됐던
"피코르카" 방식이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코르카 방식이 채택되면 인도네시아 민간기업들은 6개월간 외채원금
상환을 유예받는 한편 이자는 중앙은행으로부터 우대환율을 적용받아
지급하게 된다.

하지만 일부 채권금융기관들이 이를 반대하고 있어 오는 15일의 협상결과가
주목된다.

< 임혁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