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 메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8일 아사히 신문이 긴급개최한
"아시아의 재생과 일본의 역할"이란 주제의 심포지엄에 참석해 아시아는
현재의 위기에서 충분히 탈출할수 있다고 말하고 일본은 내수경기 부양을
통해 아시아 경제를 회복시키는데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발표내용 요약.

아시아 경제위기의 원인은 2가지다.

첫째는 금융시스템이 붕괴했다는 점이다.

외국의 투기성 자본이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자본시장에 위기가 닥치고
통화위기로 연결됐다.

두번째는 내부 문제를 꼽을수 있다.

아시아국들은 시스템 정책에서 큰실수를 저질렀다.

금융은 시스템이며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어있지 않을 경우 모럴해저드
(도덕적 해이)문제가 발생한다.

아시아 정부들은 부실한 대출을 보증하는등 금융시스템 운영을 엄격하게
관리하지 못했다.

일본을 시작으로 아시아 각국에 퍼져나간 버블문제도 마찬가지다.

버블은 자산가치의 과대평가뿐만 아니라 과잉투자 문제를 유발시켰다.

결국 이런 사정들이 누적된 결과 외부충격이 왔을 때 쉽게 무너졌다.

IMF(국제통화기금)가 아시아국가들에 적용하고있는 해법에도 문제가 많다.

IMF는 외환위기가 발생한 국가들에 대해 강력한 고금리정책을 요구해왔다.

이는 어느정도 일리가 있는 접근방법이라고 할수 있다.

그러나 이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또 자금지원을 조건으로 경제구조개편이라는 일종의 길들이기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구조 개편은 지나치게 거시적인 접근이라는 점에서 문제를
던지고 있다.

금융위기는 패닉적 현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서 접근했어야 하는 것이 옳다.

위기에 빠진 나라들은 일단 정상상태로 만들어 놓은 다음 거시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옳다.

너무 한꺼번에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또 잘못된 처방은 기대하는 효과를 올리기도 힘든다.

물론 IMF의 선택에도 한계가 있다.

지원자금의 총량이 한정되어 있고 또 IMF가 특정 국가에 대해 갖는 발언권도
제한되어 있어 지속적인 관리자 역할을 할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국제적 차원의 "슈퍼 IMF"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시아나라들이 IMF가 요구하는 이행조건을 충실히 이행한다고 했을때 과연
현재의 위기가 정상상태로 복원될 것인가하는 데 대한 질문들이 많다.

나는 아시아 경제가 여전히 역동적이며 펀더멘틀이 좋다고 본다.

그래서 위기가 지나가면 경제활동은 종전의 활력을 찾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의 경제위기가 확대재생산될 가능성도 배제될수 없다.

이지역의 구매력 감소문제는 세계 경제의 안정을 위해서도 심각한 문제다.

따라서 선진국들이 재정확대(스필오버)를 통해 이지역의 구매력을
되살려놓는 일이 중요하다.

특히 일본의 역할이 중요하다.

일본은 케인즈적 센스를 기초로 재정지출등 내수확대를 통해 아시아지역의
수요를 창출해내야 한다.

<도쿄=김경식 특파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