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에 당운을 걸고 있는 한나라당이 출마희망자 "교통정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해법"찾기가 쉽지 않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명박 최병렬 전의원과 손학규 장경우 전의원이 경합중인 서울과 경기의
경우 당지도부가 사전 조율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

당선가능성과 지명도 등을 들어 지도부에서는 일부 인사에게 도전의사
철회를 종용하고 있으나 당사자들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경선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이 경우 대의원 선정 등 절차상 문제와 결과에 대한 승복문제가 또 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이른바 "9용"의 이전투구와 경선불복 문제
등이 불거져나와 대선 패배로 이어진 쓰라린 경험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번 6.27 지방선거때의 "악몽"이 재연될 우려가 있다는 것.

당시 서울에서는 정원식 이명박 후보가, 경기에서는 이인제 임사빈 후보가
맞서 경선을 치렀으나 두곳 모두 "불공선 경선"문제로 심한 홍역을 치렀다.

당지도부는 지금까지 경험에 비춰볼때 경선이 "득"보다는 "실"이 많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당지도부의 고민은 또 경선이라는 "예선"을 통과한 후보가 "본선"에서
당선되리란 보장이 없다는데 있다.

후보 신청서까지 타간 최기선 인천시장이 여당행 열차로 갈아탄 인천은
당지도부의 최대 골칫거리다.

KBS앵커 출신인 이윤성 의원이 지난 5일 시장출마를 위해 의원직 사퇴서를
냈다가 7일 이를 철회, ''시계제로''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한나라당은 일부 지역에서는 후보들이 넘치고 일부 지역에선 아예
신청자가 없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감안해 당초 6일까지로 돼 있던
공천신청을 9일까지 연장, "후보풀"을 넓히기로 했다.

또 후보간 경선이나 합의 추천여부는 일단 후보군의 면면을 본뒤에
단계적으로 결정키로 했다.

국민회의의 텃밭인 광주 전남.북 지역에는 7일 현재 공천신청자가 없다.

충북과 충남은 주병덕 현지사와 김한곤 전지사가 각각 유일하게 신청서를
냈다.

출마가 곧 당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영남권은 사정이 다르다.

부산의 경우 문정수 현시장 김기재 전의원 황백현 전민주당 부산진을위원장
전상호 경성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 공천신청을 냈다.

경남지사후보로는 김혁규 현지사와 김용균 전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3년
만에 다시 자웅을 겨루게 됐다.

한나라당은 이번 지방선거가 당의 존립여부를 가름하는 시험무대라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10일 전당대회 이후 출범하는 새 지도부는 지방선거 후보자를 확정,
당선권에 근접시키는데 총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남궁덕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