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에는 없는 것이 없다.

기저귀에서 수의까지 생활에 필요한 물건은 다 있다.

맛도 있고 멋도 있다.

물건값은 물론 싸다.

서울 종로5가 광장시장에서 동대문을 지나 창신동 문구거리에 이르는
약1.3km지역.

동대문시장으로 불리는 이곳은 재래시장의 으뜸이다.

길 양쪽에는 점포들이 늘어서 있고 거리엔 노점상 좌판들이 줄지어 있다.

동대문운동장역 인근 계림빌딩과 대화호텔 주변은 "러시아거리".

가죽제품이나 옷을 사가려는 러시아 상인들이 몰리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주변 건물에는 한글 간판과 러시아어 간판이 마구 섞여 있다.

광장시장은 길 한복판에 십자(+)모양으로 길게 늘어선 거리음식점이
명물로 꼽힌다.

여기서는 어른 팔뚝만한 순대, 족발이나 생선회 떡볶이 팥죽등이
잘 팔린다.

짧은 시간에 많은 구경을 하려면 남대문시장을 택하는 편이 낫다.

손뼉과 발 장단에 맞춰 "골라 잡아잡아..."를 외치는 거리 상인들의
호객소리.

리드미컬하고 떠들썩한 이 소리는 서울을 대표하는 명물중 하나이다.

재래시장에서 물건을 사려면 필요한 정보를 미리 파악해두는게 좋다.

어느 시장 어느 골목에서 어떤 물건을 얼마에 파는지 알면 장나들이
재미가 더욱 커지게 마련이다.

<> 숙녀복 =숙녀복상가는 동대문운동장 주변 현대식 고층빌딩에 형성돼
있다.

팀204 디자이너클럽 혜양엘리시움 거평프레야 등이 대표적이다.

이곳에서는 숙녀복을 시중가격보다 30% 가량 싸게 판다.

대부분 자정무렵 영업을 시작해 아침6시께 문을 닫는다.

도매뿐아니라 소매도 한다.

이곳에서 취급하는 숙녀복은 10대후반~20대초반용이 많다.

캐주얼한 정장은 대체로 5만~6만원, 단품류는 2만~3만원이다.

낮시간에는 거평프레야에서 숙녀복을 살 수 있는데 20대후반을 겨냥한
제품이 많다.

영업시간은 오후5시(토요일은 오후7시)까지이다.

<> 아동복 =아동복의"메카"는 단연 남대문시장이다.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입는 옷의 절반이상이 여기서 팔려나간다.

이곳에는 원아동복을 비롯 부르뎅 크레용 마마 탑랜드 등 아동복만을
파는 상가들이 밀집해 있다.

아동복상가는 밤12시에 문을 열어 오후3시에 닫는다.

밤에는 도매, 낮에는 소매를 한다.

지난해 봄 팔다가 남은 아동복은 한벌에 1만5천~2만원, 신상품은 한벌에
3만5천~4만원을 주면 살 수 있다.

<> 커튼 =동대문종합시장 1,2층과 지하에는 커튼가게 3백여개가 몰려 있다.

원단을 도매하는 이 시장에는 형형색색의 다양한 원단이 갖춰져 있다.

시중에 비해 30% 가량 싸다.

24평 아파트 이중커튼을 맞추는데는 30만~50만원, 32평은 50만~70만원대.

사계절용은 이보다 10만원쯤 싸다.

32평용은 20만~25만원.

커튼가게 점원이 다 만든 커튼을 고객 집까지 가져 가서 설치해줄 경우에는
5만(서울시내)~7만원(수도권)의 시공비를 별도로 받는다.

<> 스포츠용품 =동대문운동장 야구장과 축구장 주변은 국내 최대의
스포츠용품시장.

야구장과 축구장 관람석 밑 외벽에는 50여개의 스포츠용품점이 늘어서
있다.

길 건너편 을지로6가쪽과 인근 흥인시장 1층에 있는 점포를 더하면
1백20여개에 달한다.

이곳에서는 스포츠용품이면 무엇이든 판다.

운동복 운동화 골프용품 헬스기기 탁구대 등 없는 것이 없다.

값은 다른 지역에 비해 20% 가량 싸다.

배드민턴라켓은 한 세트에 1만5천~28만원, 롤러블레이드는 2만~6만원이다.

초등학생용 야구 글러브는 1만5천원 내지 3만8천원, 농구공이나 축구공은
1만5천~2만5천원이면 살 수 있다.

<> 혼수용품 =혼수용품은 광장시장과 동대문종합시장에 많다.

특히 광장시장에는 주단 한복 이불 폐백음식 등 혼수용품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결혼예복은 에쏘르 1~2층에서 싸게 판다.

밤11시이후 들르면 시중에서 30만~40만원이나 줘야하는 예복을 8만~
10만원에 살 수 있다.

"원스톱쇼핑"을 원한다면 거평프레야 7층에 있는 토털혼수센터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이곳에는 주단 한복 이불 홈세트 커튼 웨딩드레스등 결혼 및 신혼살림에
필요한 물건들이 골고루 갖춰져 있다.

가전제품은 용산전자상가와 똑같은 값에 판다.

영업시간은 오전10시~오후10시.

남대문시장에서 혼수용품을 파는 곳은 중앙상가C동.

이 상가 2층에는 한복이나 이불을 파는 점포 1백여개가 들어서 있다.

한복은 어른용이 10만~35만원, 어린이용이 2만~6만원.

3층은 주방용품시장이다.

이곳엔 음식을 조리하고 먹는데 필요한 물건으로 없는 것이 없다.

<> 안경 =남대문시장에는 약1백80개의 안경점이 몰려 있다.

지하철4호선 회현역에서 5번 출구로 나오면 맨먼저 세계로안경타운이
눈에 띈다.

흔히 "안경백화점"으로 알려진 이 건물 1층에는 10개의 안경점이 들어서
있다.

이지역 안경상가의 최대장점은 "부담없는"가격.

상인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30% 가량 싸다"고 말한다.

국산안경은 2만~5만원이면 맞출 수 있다.

수입안경도 6만~20만원이면 충분하다.

품질도 괜찮다고 상인들은 강조한다.

<> 넥타이 =평화시장 남쪽, 거평프레야 서쪽에 있는 동화시장 1층.

넥타이를 싸게 파는 점포가 40여개 자리잡고 있다.

대부분 도매도 하고 소매도 한다.

오후 3~4시가 되면 점포들이 하나씩 문을 닫는다.

해질 무렵에는 영업하지 않는 점포가 많아 헛걸음하기 쉽다.

폴리에스터 넥타이 값은 2천~5천원대.실크 넥타이는 7천원 내지 2만원이면
살 수 있다.

< 김광현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