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또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리고 있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최근호(4월6일자)에서 한국국민들이
벌써 외환위기가 다 끝난 것처럼 희희낙낙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진짜 고통은 이제부터 시작인데도 불구하고 축배를 너무 빨리 들고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위크는 논평기사를 통해 최근 단기외채 2백20억달러가 중장기외채
로 전환되자 이를 "대드라마의 마지막 장"으로 여기면서 위험천만한 자만감
에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시 늘어나고 있는 백화점인파들, 디스코장을 가득 채우는 젊은이들,
도로를 메우고 있는 자동차행렬, 거리에서 사라진 IMF세일현수막 등은
한국이 벌써 경제위기를 다 극복한 것처럼 보이게 한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위크는 한국을 방문한 한 서방사업가의 말을 인용해 "한국이 지금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라는 사실을 전혀 느낄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비즈니스위크는 한국이 아직 위기의 모퉁이를 돌지도 못했으며 경계를
늦추어선 안된다고 충고했다.

기업들은 엄청난 빚더미에 파묻혀 있고 자본력이 빈약한 은행들은 다
죽어가는 기업들에 막대한 돈을 저리로 대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기업들이 한국기업들을 사고 있지만 외화부족을 메꾸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며 대기업들은 개혁의 움직임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
했다.

정책책임자들은 아직도 문제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하거나 예전처럼 나쁜
뉴스는 숨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은행대출중 6%만이 부실대출이라고 발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17%나
된다는 것.

또 야당의원들은 국무총리임명건을 둘러싸고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런 점을 들어 비즈니스위크지는 한국경제의 암을 도려낼 수술이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 국민들은 마치 완쾌된 것 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비즈니스위크는 한국이 진짜 환부를 도려내기 위해 최대한 행동을 빨리
취해야 한다는 충고로 사설을 마무리지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