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펫이 진정 노린 것은 주식이 아니라 "건전지"였다-.

세계적인 큰손인 미국의 워렌 버펫이 최근 전세계 은을 "싹쓸이"한 것은
2차전지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버펫의 벅셔 해서웨이 투자회사는 97년 중반부터 소리없이 은을 매집해
왔다.

6개월여에 걸쳐 끌어모은 은은 약 1억2천9백70온스.

전세계 은생산량의 5분의 1에 달하는 거대한 양이다.

은은 사실 투자대상으로는 "퇴물"취급을 받아온 종목.

따라서 투자의 달인이라는 버펫이 은모으기에 나선데 대해 온갖 해석이
분분했었다.

이에대해 투자분석회사인 칠포트 프로퍼라이어터리 리서치는 22일 질레트의
대주주인 버펫이 "2차전지 시대"를 내다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질레트는 바로 세계 굴지의 건전지 메이커인 듀라셀의 경영파트너.

현재 건전지 업계는 차세대 전지로 불리는 2차전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은-아연 합금전지는 특히 각광을 받는 제품이다.

휴대폰, 노트북, 전기자동차, 인공위성...

멀지않아 2차전지가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하면 은수요가 폭증할 수 밖에
없다.

이때를 대비해 곳간에 은을 쌓아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쯤되면 사재기로도 가히 달인의 경지다.

<김혜수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