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선물 금융 등 각종 상품을 거래하는 시장간의 합병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전자결제시스템의 확산과 눈앞에 닥친 EU(유럽연합)통합 등으로 시장이
크게 재편될 것에 대비, 주도권을 잡으려는 각 거래소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간 주도권 경쟁은 국가간, 대륙간 합종연횡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의 상품 거래소인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와 유럽 선물
거래소(Eurex)는 22일 통일된 전자거래시스템을 운영하는 한편 지역별로
거래상품을 나눠맡기로 하는 등 포괄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지는 두 기관이 이번 제휴를 통해 하나의 통일된 전자
시스템을 전세계에 보급, 궁극적으로는 하나의 시스템에서 함께 거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두 기관은 제3의 제휴선을 아시아지역에서 찾고 있다.

CBOT가 유럽 전지역을 대상으로 전자거래를 하고 있는 유럽선물거래소와
제휴키로 한 것은 라이벌인 영국 런던국제금융거래소(LIFFE)와 미국 시카고
상업거래소(CME)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LIFFE는 내년말까지 전자식 거래를 대폭 활성화시킨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었다.

CBOT와 유럽선물거래소는 오는 10월말까지 기존 컴퓨터 거래시스템을 세계
각국과 연결되는 글로벌 통신네트워크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오는 99년 초부터 컴퓨터를 통해 두 시장이 동시에 거래할 수
있는 통신시스템을 운영할 방침이다.

이중 CBOT는 북미지역의 파생금융상품과 농산물에 대한 거래를, 유럽선물
거래소는 유럽의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거래를 맡기로 했다.

다른 지역의 거래에 대해서도 역할을 분담할 방침이다.

이들 두시장의 합병추진은 미국의 2,3위 증권거래소인 나스닥과 아멕스가
합병키로 한데 이어 거래소간 합병붐을 더욱 격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세계의 금융시장이 유럽 미국 동아시아 등으로 3분되는 과정이
어서 권역별로 산재한 시장들간의 합종연횡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주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