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흙같은 어둠에 묻힌 대전시 대덕구 대화동 대전공단.

밤 1시가 넘었는데도 기계소리가 요란한 한 회사가 있다.

바로 범용 및 특수 고기능 왁스류를 생산하는 라이온케미칼이다.

극심한 불황도 이 회사는 비켜가는 듯하다.

라이온케미칼은 24시간 풀가동한다.

토요일이나 일요일도 마찬가지다.

주문이 밀려들기 때문이다.

관리직 사원들도 밤 10시까지 연장근무를 할 정도다.

박희원 사장은 "세계적인 공룡기업과 맞서 싸우겠다는 신념으로 기술개발에
전념한 것이 불경기 속에서도 호황을 누리게 된 비결"이라고 말했다.

박사장의 신념에 따라 이 회사는 어떤 일이 있어도 매출액의 5%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입하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들과 싸워 이기려면 이 길 밖에 없다는 생각해서다.

또 박사학위 소지자 등 우수연구인력을 확보하고 산.학.연 공동연구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신제품인 범용왁스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제품으로 독일 일본 등 세계적인 유수기업들과 내수시장 쟁탈전을
벌였다.

KO승이었다.

90% 이상의 시장을 점유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내수시장 석권으로 품질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수출주문도 잇따랐다.

영국 벨기에 등 유럽 전지역을 비롯 일본 중남미 등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

수출무대가 전세계로 확대된 것.

연간 수출액도 초기 10만달러에서 96년 2백50만달러, 지난해 2백80만달러로
늘었다.

올해는 4백만달러로 늘려잡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미국 벨기에 홍콩 등지에 해외대리점망까지 구축했다.

해외기업들의 합작타진도 쇄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또 한 번의 개가를 올렸다.

특수 고기능 왁스류인 HBA와 마이크로나이즈왁스를 개발해 낸 것.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다.

회사가 잘 나가고 있는데도 근로자들은 회사발전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다.

우선 올해 호봉인상을 동결하기로 했다.

생산현장에서 사용하는 선반 청소함 등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수돗물
전기 종이 등 절약을 생활화하고 있다.

또한 부산물을 연료로 사용해 에너지를 30%이상 절약하고 있다.

화학반응시간을 종전 8시간에서 6시간으로 단축해 생산성도 높였다.

반응조의 온도조절장치를 개선해 수율을 종전 92%에서 96%로 높이기도
했다.

김용오 근로자대표는 "임직원들이 똘똘 뭉쳐있어 IMF한파에도 끄떡없다"며
"왁스류업계 일등기업으로 만드는데 열정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연락처 (042)624-3500

<대전=이계주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