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성능과 스타일을 완전히 바꾼 신형 "EF쏘나타"를 내놓음에
따라 삼성의 SM시리즈 시판으로 뜨거워진 중형차시장 경쟁이 한껏 달아오르게
됐다.

"중형차시장 경쟁 2라운드"다.

중형차 경쟁을 2라운드로 부르는 것은 경쟁양상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일단 중형차를 내놓는 회사가 과거 현대-기아-대우 3사에 삼성이
추가되면서 4파전 양상을 띠게 됐다.

IMF한파로 파이 크기가 줄어든데다 나눠야 할 입도 늘어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게다가 과거 1.8~2.0l급만이 다투던 시장에 2.5l급이 추가돼 경쟁범위가
크게 확대됐다는 점이다.

현대는 쏘나타의 명성을 확고부동하게 유지해 나가기 위해 중형차에
마케팅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정몽규 현대자동차회장이 직접 나서 "시장점유율 50%를 반드시
지켜나가겠다"고 다짐까지 할 정도다.

현대의 전략은 우선 1.8~2.0l급 시장에서는 수익성을 높이고 2.5l급
시장에서는 셰어를 넓히겠다는 것.

이 차 가격을 2.0모델은 1천3백90만~1천6백35만원으로 경쟁차에 비해 높게
잡은 반면 2.5V6골드 값은 삼성 SM525에 비해 낮은 1천9백80만원으로 책정한
것은 그런 생각의 표현이다.

물론 경쟁업체들도 만만치 않다.

기아자동차는 현대 EF쏘나타 시판에 앞서 최근 포텐샤 2.5V6 모델을
내놓았다.

1.8~2.0l모델은 크레도스로 경쟁하고 현대 EF쏘나타2.5와 삼성 SM525는
포텐샤로 막겠다는 계산이다.

이 차도 만만치 않다.

특히 이 차의 엔진은 영국 로버사와 공동개발해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엔터프라이즈2.5에도 탑재되어 있다.

기아는 또 크레도스 2.0모델에도 6기통엔진을 추가했다.

대우자동차도 중형차 시장경쟁이 뜨거워짐에 따라 레간자의 99년형 모델을
앞당겨 내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5월께는 2.2l급 브로엄 신모델을 추가해 2.5l급 시장을 커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자동차는 SM시리즈 가운데 2.5l 모델이 중형차는 물론 대형차 시장도
잠식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고급차 고객을 집중공략한다는 계획이다.

< 김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