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17일 통일부와 외교통상부의 업무보고 직후 장관들과
같이 오찬을 하면서 "경상수지"의 개념을 잠시 혼돈해 배석한 장관들이 당황.

김대통령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80억달러정도 된다고 보고 받았는
데 이것으로는 막대한 외채의 이자를 갚기도 벅차다"고 걱정했다는 것.

그러나 해외 차입금에 대한 이자는 이전수지 항목으로 이미 경상수지항목에
반영돼 있는 수치.

따라서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얼마"라고 했을 땐 외채에 대한 원금을 갚을
수 있는 순수흑자규모를 뜻하는 개념이다.

이에 배석한 강봉균 정책기획수석이 즉시 "경상수지엔 이자상환분이 이미
포함돼 있다"고 전하자 대통령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이 착각했음을
인정했다고.

배석한 한 인사는 "대통령이 워낙 꼼꼼해 웬만한 경제용어는 정확히 알고
있다"며 "경제정책회의에 국무회의, 순회업무보고까지 일일이 챙기는 과정
에서 생긴 실수"라고 해석.

<이의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8일자).